신세계갤러리 본점은 오는 2월 18일부터 28일까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 유명균의 회화작품 전시를 연다.
유명균은 부산대학교와 일본 타마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과 일본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과 단체전을 가진 바 있다. 유명균은 숲으로부터 온 사람이라 불릴 만큼 숲의 체험에서 유래한 작품들을 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전시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 경향을 보여주는 The Infinity Blue 연작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명균의 작업은 시각체험과 시각인지에 관한 작가의 독창적 관점에서 출발한다. 유명균은 "나에게는 풍경이 평면으로 보인다." 라고 말한바 있다. 세계를 평면 회화적인 시각으로 이해하고 있는 유명균은 삼차원의 공간을 빛이 만들어내는 이차원의 회화로 바라보며 공간의 원근감이나 깊이를 평면상의 리듬이나 흐르고 유동하는 에너지로 받아들인다.
그의 작품은 보는 이에 따라 여러 가지로 다르게 보인다. 구름, 하늘, 산, 바위, 나무로 보이고 폭포, 시냇물, 강과 같은 물의 흐름으로도 보인다. 작가 자신은 그의 눈에 비치는 숲을 화폭에 실현하고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곳에는 읽혀진 흐름이며 흐름은 더할 나위없이 명료한 유명균 작업의 특징이다. 작가는 그것을 리듬이라고 말한다. 이 리듬은 생명의 근원적인 리듬으로 자연과 우주의 흐름을 표현하는 것이다.
문명과 인간의 관습화된 시각에서 벗어나 자연의 진정성과 원초성이 드러나기 시작하는 지점이 그의 시각이 반응하는 곳이다. 숲은 문명의 입장에서 대상화 되고 인간의 관점에서 소외되기 마련이다. 유명균 작품에서 숲은 그렇게 대상화되고 소외되기 이전의 숲, 인간이 그것의 일부분 이었을 때의 숲, 그리기의 관습이 형성되기 이전의 숲이다. 그의 숲은 하나의 우주로 대자연의 축소판인 동시에 근원을 지향한다. 그는 순수한 자연공간에게 불필요한 것, 특히 인간과 인간에게 속한 것들이 없고, 공간이 공간으로서 존재했던 최초의 정수만을 찾아내어 자신의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작업을 한다.
유명균은 숲을 일반적인 형상의 숲으로 그리지 않는다. 그의 눈을 통해 수목은 선적인 요소로 변화되고, 내려쬐는 태양 광선과 그것에 의해 만들어지는 그림자는 하나의 조형요소가 되어 움직인다. 그리고 그 전체가 리듬감과 유연성을 담은 흐름으로 전환된다. 작품 표면의 까칠까칠한 텍스처도 촉각적이라기 보다 숲에 대한 원초적 시각의 비문명화 된 시원을 연상시킨다. 이러한 환원적인 태도는 잡초나 지면에 떨어진 태양광선, 수목이나 잎 사이를 스치는 빛을 보는 작가만의 필터이다. 텍스처 위에 산란하는 빛의 인상은 숲과 하늘, 자연의 무한함을 상상시키며 그의 작품 속으로 들어간 관람자는 자연, 우주에 잠겨 풍경 그 자체가 된다. 전시장은 수목과 잎, 그것을 비추며 부서지는 빛이 넘치는 숲으로 걸어 들어갈 때 느낌처럼 나뭇잎들과 잔가지가 억세거나 부드러운 바람에 흔들리는 유명균의 작품으로 깊은 사색과 감동의 시간을 만든다.
이번 전시는 2월 20일부터 3월 12일까지 부산의 갤러리에서 동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유명균은 일본과 미국 등 해외에서 작품성을 인정받아왔고, 1995년 일본의오브제 도쿄 1991년전에서 대상을 수상하였으며, 1996년 도쿄국립근대미술관에서 개최된 한국현대미술의 단면전을 통해 한국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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