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에서는 우리 도자기의 맥을 되살리고 우리의 이름을 찾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는 도예가 신한균의 달항아리展을 마련했다.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도예가로 알려진 신한균은 조선시대 이후 명맥이 끊긴 황도사발黃陶沙鉢을 최초로 재현해낸 도예계의 거장 故신정희 선생(1930-2007)의 장남이다. 선친의 대를 이어 현재 경상남도 양산 통도사 근교에 있는 “신정희窯”를 운영하며 도예의 전통을 복원하고 계승해오고 있다. 부친으로부터 이어받은 전통기법을 기반으로 30여 년 넘게 전통의 맥이 끊기거나 외면 받아온 한국의 도예를 도자 양식 및 기법적 연구와 도예이론으로 체계화하고 저술활동을 병행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있다.
도자기는 흙과 불로 만들어진 자연미와 세밀한 감각, 숙련된 고도의 기술과 감성이 응집되어 완성된다. 또한 그 안에는 도예가의 땀과 혼이 깊이 스며들어 있다. 도예가 신한균은 “불 앞에서는 서둘러서도 교만해서도 안된다. 모두 내려놓고 빈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지금도 치열하게 ‘불火’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다.
이번 [신한균의 달항아리展]에서는 유려한 곡선의 단아함과 넉넉함으로 한국의 미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달항아리 신작을 선보인다.
“달항아리는 결코 과시하지 않는다.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으로 평범하지만 모든 것을 포용한다.”는 그의 말처럼 경험과 전승으로 단련된 신한균의 눈과 장작 가마의 요변窯變이 만들어내는 달항아리들은 언어로 형용하기가 어려운 오묘한 색감과 함께 그 특유의 우아하고 소박한 매력으로 눈길을 끈다. 고온의 불 조절로 표면에 생긴 맑고 투명한 공기방울이 빛을 내는 깨끗하고 순수한 달항아리와 장인의 손길에서 만들어진 우연한 발색이 아름다운 동유달항아리, 투박함 속에서 회화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회령호까지, 이번 전시는 신한균이 특히 전념해왔던 달항아리를 총망라한 전시라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4월19일부터 5월1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신한균의 달항아리展]에서는 부드러운 색감과 풍만한 곡선미를 품은 달항아리를 비롯하여 다완 및 다기세트 등 50여 점의 신작을 고가구들과 함께 만나볼 수 있다. 그와 더불어 고(故) 신정희 선생의 분청철화대호가 찬조 출품된다. 만개한 매화와 두마리의 새가 자연스럽게 어울려 있는 그림의 분청철화대호는 아들 신한균 도예가의 달항아리와 함께 더욱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전통과 현대 미가 어우러진 신한균의 작품들을 통해 옛 미감과 정서, 그리고 도예의 아름다움과 본연의 가치를 전하며, 또한 가마 속 뜨거운 불 속에서 때론 깨지거나 때론 더욱 단단해져 나온 그의 달항아리와 같이, 코로나19로 유난히 춥고 힘들었던 지난 겨울은 잊고, 평온하고 소박한 우리의 평범한 일상이 다시 돌아오길 바란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