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숨
푸른 숨을 쉬어봅니다. 푸른 세상을 들이키고, 내 일부를 세상에 내보냅니다. 우주 속 작디작은 푸른 점, 하늘과 바다가 만들어낸 이 특별한 무대에서 우리가 아는 가장 따뜻한 사랑과 차가운 증오, 세상을 바꾼 영웅담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그 모든 희극과 비극, 역사가 이뤄졌습니다. 푸른 빛은 푸른 무대에서 태어난 우리의 마음이 평온하게 하고, 상처를 어루만집니다. 지혜와 치유를 상징하는 푸른 뱀의 해, 광주신세계갤러리는 푸른 숨결로 전시장을 채웁니다.
푸른 숨의 주인공은 강운 작가와 박선희 작가입니다. 회화와 도예. 두 사람이 다루는 재료와 기법은 다르지만, 자신을 둘러싼 자연에서 시작하여 마음이라는 창을 거쳐 더 넓은 세상으로 사유를 확장해 나가는 방식은 공통됩니다. 하늘과 바다의 모습을 때로는 구체적 형상으로, 때로는 마음에 떠오른 추상적 색채로 그리는 강운 작가의 화면과 제주의 바람, 돌, 물결의 질감과 색채를 흙으로 빚어내는 박선희 작가의 도예는 마음 깊은 곳에 울림을 일으키는 서정적인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푸른 빛은 회화와 도예의 경계를 허물고, 자연과 인간의 깊은 관계를 드러냅니다. 두 작가의 푸른 숨결은 감각적 아름다움 너머, 삶과 역사를 보듬습니다.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상의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제주의 흔적과 광주의 기억을 감싸고, 상처를 치유하며 새로운 생명을 피워냅니다. 작품 속에서 우리는 과거의 이야기를 듣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발견합니다.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역사는 들이 내쉬는 숨을 통해 끊임없이 삶을 관통합니다. 푸른 빛을 통해 담아낸 두 작가의 숨결이 전시를 관람하는 이들에게 평화와 치유의 순간을 선사하길 바랍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