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는 2025년 3월 6일부터 3월 30일까지 하정우 개인전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를 개최합니다. 하정우는 인물과 일상적 사물을 단순한 형태와 강렬한 색채로 표현하며, 인간 본연의 감성과 원시적 생명력을 탐구해 왔습니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은 과장된 얼굴과 직관적인 선을 통해 순수한 정서를 드러내고, 신비로움과 생동감을 동시에 품습니다. 이번 전시는 미공개 신작을 포함한 47점의 작품들을 통해 한층 깊어진 하정우의 회화 세계를 선보입니다.
전시 제목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는 영화 「대부」의 명대사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이진명 미술비평가는 믿을 수 있는 식구 말고 누구한테도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지 말라는 의미의 제목이 곧, 내 안에 있는 진정한 나와의 만남을 원하는 마음을 반영한다고 설명합니다. 즉 하정우에게 있어 예술은 나와의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이는 배우로서 수많은 캐릭터를 경험해 온 그가 회화를 통해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탐구하며, 작품이 작가 내면의 감정과 이야기를 표현하는 통로가 됨을 시사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주목할 작품은 페르시안 카펫에서 영감을 받은 ‘카펫’ 연작과 한국의 전통 탈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탈’ 연작입니다. 작가는 ‘카펫’ 연작을 위해 수많은 자료를 조사하여 페르시아 카펫의 패턴과 구조를 파악한 후 다시 재해석하였습니다. 배경에 균일하게 선을 그려 넣어 화려하면서도 통일된 패턴을 만들어내는 작업 과정 속에서, 작가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색입니다. 그는 색과 패턴을 통해 깊은 사유를 유도하며, 관람객 각자가 가진 고유한 경험과 감정을 떠올릴 수 있는 순간을 이끌어냅니다.
한편, ‘탈’ 연작은 배우로서의 정체성과 연결됩니다. 전통적으로 탈과 가면은 외부의 시선에서 자신을 감추거나 특정한 역할을 수행하는 도구였으며, 이는 배우가 끊임없이 다양한 페르소나를 연기하는 과정과도 닿아 있습니다. 하정우는 이러한 상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인간 정체성의 다층적인 면모를 탐구합니다. 그는 가면 속에 숨겨진 감정과 드러내고 싶은 욕망이 공존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회화를 통해 섬세하게 풀어냅니다.
하정우의 예술은 단순한 회화적 표현을 넘어, 인간 내면 깊숙이 자리한 감정을 끌어내는 과정입니다. 무의식 속에 숨어 있던 감정과 경험을 자유롭게 풀어내며, 관객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이번 전시가 인간의 순수한 본질에 대한 깨달음과 깊이있는 내면의 울림을 주는 뜻깊은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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