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불 수교 130주년을 기념하여 프랑스 사진작가 마이아 플로르Maia Flore의 전시를 개최합니다.
이번 전시는 1886년 수교 이래 문화적인 교류를 꾸준히 이어온 양국의 ‘2016 한불 상호교류의 해’ 행사로 열립니다.
마이아 플로르는 프랑스의 주요 문화 유적지 25 곳을 대상으로 각 장소의 역사적인 고증과 전언을 바탕으로 이번 전시 출품작 33점을 제작하였습니다. 작가는 ‘평범한 일상에 도전하는 방법은 놀라움을 표현하는 것’이라 말하며 호기심 어린 눈으로 주위를 살피고 일상의 극적 전환을 연출하는 사진작업을 합니다. 로마네스크, 중세,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양식이 잘 드러난 25개 문화 유적지는 서사적인 이야기와 장소의 상징성이 기묘한 상상력과 결합되어 초현실적으로 변모합니다.
사진에 등장하는 인물은 유적지에 얽힌 잘 알려지지 않은 비화를 드러내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프랑스와 1세의 초대를 받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노새를 타고 클로뤼세 성 Le Chateau royal de Blois에 들어서서 ‘왕의 첫 화가, 발명가, 건축가’로서 생의 마지막 3년을 보냈다는 이야기, 마리 앙뚜와네뜨가 생을 마감한 콩시에르쥬리 Conciergerie의 혁명시대 교도소 모습을 등장인물의 행동을 따라 상상해볼 수 있습니다. 블루아 성 Le Chateau royal de Blois에서 인물이 응시하는 왕비의 침실 옆 작은 서재는 보석과 예술품을 숨기기 위한 내밀한 공간으로 르네상스 궁정생활의 비화를 상징합니다. 달리 미술관, 유럽지중해문명 박물관, 라리끄 미술관, 파브르 미술관의 15세기부터 21세기 작품에 이르기까지 작가는 역사적 중압감, 건축의 웅장한 외관에 압도되지 않으면서 이를 반전시키는 상상력 가득한 이야기를 펼쳐갑니다. 작품에 담긴 품위 있고 우아한 네러티브는 관객에게 이 유적지들을 또 다른 컨텍스트로 해석해보기를 권유합니다.
무거운 네러티브를 대체하는 마이아 플로르 특유의 신선한 매력으로 최근에는 샤넬 Chanel, 디올 Dior, 루이비통 Louis Vuitton, 발렌티노 Valentino와 협업작업을 진행하였고, 르몽드 Le Monde 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널리 알렸습니다. 또한 킨포크 족(族)이라는 신조어와 이슈를 생성 중인 잡지 킨포크 Kinfolk에 사진을 게재하면서 자연 친화적인 라이프 스타일, 감성적인 기조의 작업방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작업은 물리적인 제한을 넘어 현실과 상상의 교차점을 찾는 새로운 조형 언어로 주목 받고 있으며,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고 즐거운 상상력으로 공간을 몽환적으로 번안하는 작업들은 ‘일상의 기쁨이란 소박하고 단순한 것’이라는 킨포크의 철학과도 상통합니다.
이번 전시는 정형화된 화이트 큐브 갤러리가 아닌 신세계 본관의 아트월 Art Wall에서 펼쳐집니다. 33점의 작품은 3개월의 리뉴얼을 거쳐 변모된 아트월의 새로운 표정으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이번 전시가 마치 프랑스를 여행하는 듯 지루하고 지친 일상의 쉼표가 되고,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전시를 함께 준비해주신 프랑스 문화원, 프랑스 관광청 관계자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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