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참맛을 전해주는 책 읽기
2020/6 • ISSUE 26
여행과 함께 지적인 만족을 누릴 수 있는 그곳으로 떠나게 하는 책을 소개한다.
writerJang Dongsuk 출판평론가
editorKim Jihye photographerJeong Joseph
이탈리아 아트 트립
김현성 / 더퀘스트
르네상스의 선구자, 조토를 만나다.
바닷마을 인문학
김준 / 따비
섬과 어촌의 가치를 오랫동안 기록해온 광주전남연구원 김준 박사의 〈바닷마을 인문학〉은 바다와 갯벌에 담긴 어촌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정리한 책이다. 배타적으로 보이지만, 그 누구의 소유도 아니기에 나름의 방식을 정하고 살아가는 어촌 사람들의 생각이 잘 담겨 있다. 어민들의 삶을 이해하기 위해 가장 먼저 알아야 할 것은 “물때와 바람, 물길과 갯벌”이다. 바다와 관련한 모든 일은 “순전히 자연에 의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그것을 읽어 물고기를 잡고 해초를 뜯어야 한다. 그것이 바닷마을만의 모습, 삶의 양식, 제도와 문화를 만들어냈다고 저자는 말한다.
지리학자의 인문여행
이영민 / 아날로그
인문지리학자 이영민의 〈지리학자의 인문 여행〉은 남다른 여행을 원한다면 지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단순히 길을 잘 찾기 위해서가 아니다. 그 지역의 자연환경은 독특한 삶의 모습과 문화를 낳고,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찾아다니는 여행지가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리가 장소와 인간의 관계를 묻는 학문이며, 기초적인 지식만 알아도 여행의 묘미가 배가된다고 말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는 여행지지만, 그곳에서 삶을 살아내야 하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을 이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 역시 지리의 힘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
최여정/바다출판사
공연 기획자 최여정의 〈셰익스피어처럼 걸었다〉는 셰익스피어의 숨결이 배어 있는 글로브 극장 등 영국 런던 풍경을 짚어낸 책이다. 저자는 거대한 돔이 있는 세인트 폴 대성당을 이정표로 삼고 템스강 주변을 산책하며 셰익스피어의 자취를 더듬는다. 20대 초반, 꿈에 부풀어 런던에 입성하는 순간부터 계급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극작가이자 직접 극장을 경영하기까지, 셰익스피어의 예술혼과 삶을 사실과 상상을 오가며 풀어낸다. 후원을 얻기 위해 귀족에게 머리 숙여야 했던 젊은 날과 명예에 집착했던 노년의 삶도 흥미롭게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