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 INTIMATE
CONVERSATION
2020/9 • ISSUE 28
프란체스카 앰피씨어트로프가 루이 비통의 LV 모노그램을 새롭게 해석한‘LV 볼트’ 파인 주얼리 컬렉션. 그녀가 루이 비통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이후 국내에서 진행한 첫 단독 인터뷰를 매거진 〈SHINSEGAE〉와 함께했다.
editorLee Hyeyoung
현존하는 디자이너 중 브랜드의 디자인 철학을 가장 직관적이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하는 인물이 아닐까? 루이 비통의 워치 & 주얼리 아티스틱 디렉터 프란체스카 앰피씨어트로프를 두고 하는 말이다. 그녀는 미국을 대표하는 브랜드 티파니의 여성 최초의 디자인 디렉터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이력이 있으며,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 시프 앤 하이스트의 설립자이기도 하다.
프란체스카가 이번에 선보인 ‘LV 볼트(LV Volt)’는 그녀가 지난 2018년 루이 비통에 합류한 이후 첫 출시한 ‘B 블라썸(B Blossom)’에 이은 두 번째 파인 주얼리 컬렉션이다. “사실 ‘B 블라썸’은 브랜드 아카이브에 깊게 자리 잡은 여행과 관련된 참 팔찌를 기반으로 디자인을 재해석했어요. 하지만 LV 볼트 컬렉션은 처음 영감받은 순간부터 디자인하는 모든 과정에 제가 직접 참여한, 완전한 새로운 컬렉션이란 점에서 더욱 특별하지요.” LV 볼트 컬렉션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브랜드를 상징하는 알파벳 ‘L’과 ‘V’ 모양의 로고를 바탕으로 볼륨감 있게 디자인한 것이 특징이다. 그녀가 ‘LV’ 로고에 특별히 주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오랜 역사를 지닌 브랜드일수록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추구하죠. 그 에너지를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스스로 자랑스러운 결과물이면서도 메종의 아이덴티티를 담아낸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여기에 한눈에도 루이 비통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장치를 추가했어요.” 이처럼 그녀가 새롭게 창조한 LV 로고는 단순히 브랜드 이니셜을 강조한 것에 그치지 않고, 그녀만의 유연한 사고와 창조적 아이디어로 새롭게 해석했다. 바로 드럼 연주에서 영감받아 그 비트와 리듬을 LV 로고에 적용한 것. “이번 컬렉션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바로 디자인에 볼륨을 높이는 것이었어요.” 알파벳 L과 V를 강약의 비트 구성에 따라 다양한 크기와 텍스처, 볼륨으로 표현했으며, 반복되는 리듬은 LV가 반복적으로 이어진 체인 링크와 같은 디자인으로 완성했다.
여러 개를 더할수록 근사한 LV 볼트 컬렉션
새로운 컬렉션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주얼리가 무엇인지 물었더니 역시나 그녀의 대답은 ‘하나만 고를 수 없다’였다. 전형적인 대답이었지만 이내 꽤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어졌다. “저는 평소에 주얼리를 착용할 때 여러 개를 함께 매치하곤 해요. 조각적인 디자인의 주얼리를 착용하면 그 옆에는 액체같이 흐르는 느낌의 제품을 함께 스타일링하는 편이죠. 예를 들면 건축적인 커프 뱅글에 유연한 체인 브레이슬릿을 더하는 식이죠. 이처럼 이번 LV 볼트 컬렉션도 하나보다는 여러 개를 쌓듯이 함께 연출할 때 더 매력적인 주얼리를 디자인했어요. 반다나 목걸이와 커프 체인, 업사이드 다운 시리즈 등이 여기에 속해요.” 끝으로 그녀는 LV 볼트 컬렉션이 여성만을 위한 주얼리가 아닌, 성별 구별 없이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Q 당신의 삶에 에너지를 주는 것은 무엇인가?
A '표현의 자유’다. 이것은 디자인할 때도 마찬가지다. 항상 새로운 것, 더 나은 것 그리고 눈부신 것들을 디자인하기 위해선 표현의 자유와 관대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언제나 팀과 함께 일해야 하는 특성상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Q 인생 모토는 무엇인가?
A ‘볼륨을 높여라!’ 나는 매우 열정적인 사람으로 삶의 순간순간마다 임팩트를 더하려 노력하는데, 이번엔 주얼리 디자인에 볼륨을 높여 보았다. 바로 ‘LV 볼트’ 컬렉션에 말이다.
Q 잊지 않고 매일 규칙적으로 하는 생활 습관이 있다면?
A 아이들과의 대화는 물론 현재의 정치적·사회적 이슈를 꼼꼼히 챙겨 보는 편이다. 그리고 하루 일과 중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운동이다. 계절에 따라 여름이면 수영과 서핑, 겨울에는 스키를 즐겨 한다. 최근에는 귀네스 팰트로를 포함한 셀럽들이 열광하는 타린 투미Taryn Toomey의 부티크 피트니스 프로그램 ‘더 클래스The Class’를 즐겨 듣는다.
Q ‘이거 없이 살 수 없다’ 하는 세 가지를 꼽는다면?
A 당연히 첫째는 가족, 그리고 일과 삶의 영감의 원천인 예술과 음악이다. 삶에 관해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인생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인 것’이라 쓴 20세기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열정적으로 좋아한다. 그의 소설 〈백 년 동안의 고독〉과 〈콜레라 시대의 사랑〉을 가장 감명 깊게 읽었으며, 미국 화가 마크 탠시Mark Tansey의 극사실적이면서도 환상적인, 마치 초현실적인 작품 세계에 빠져 있다. 또한 나에게 음악은 곧 휴식인데 작업도 일종의 휴식과 같아서 노래를 즐겨 듣는 편이다. 최근에 빠진 뮤지션은 영국의 트립합 계열 뮤지션인 에프케이에이 트위그스FKA Twigs다.
HER TASTE
“창의적이고 독립적이며 호기심이많고, 강인하며 관능적이다.” 프란체스카 앰피씨어트로프가 자신의 디자인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현대 여성상에 관해 한 말이다. 자신이 하는일이 곧 영감의 원천이라는 그녀에게 취향에 대해 물었다.
1. ‘L’과 ‘V’가 이어진 펜던트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LV 볼트 업사이드 다운 네크리스와 크기가 다른 ‘L’과 ‘V’가 겹쳐진 디자인에 다이아몬드로 포인트를 준 LV 볼트 원 네크리스.
2. 그녀가 여름에 즐겨 하는 서핑.
3. 미국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반스 파운데이션
4. 가장 즐겨 읽는 책으로 꼽은 〈백 년 동안의 고독〉.
Q 가장 사랑하는 도시는?
A 도쿄에서 태어나 로마, 모스크바, 런던, 뉴욕 등 다양한 도시에서 머무른 경험 때문에 모든 도시를 사랑하지만, 지금은 가장 많은 사랑과 격려가 필요한 뉴욕에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Q 가장 좋아하는 휴가지는?
A 로마다. 이 도시에 가면 지중해식 시푸드 레스토랑 피에르루이지 Pierluigi에 반드시 들러야 한다.
Q 가장 인상 깊었던 장소가 있다면?
A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반스 파운데이션The Barnes Foundation 미술관. 이곳에 전시된 회화와 조각상에서 종종 영감을 받곤 한다.
Q 특별한 뷰티 관리법이 있다면?
A 직업 특성상 비행기를 타는 일이 많은데, 그때마다 항상 알렉산드라 소베랄의 엔젤 밤을 사용한다.
Q 특별히 키우는 식물은?
A 얼마 전 가든 벤치와 큰 화병을 구매하며, 정원에 많은 식물을 심었다. 개인적으로 하얀색 꽃이 좋으며, 화려한 색상의 조화보다는 야생화를 좋아한다.
루이 비통의 새로운 파인 주얼리, LV볼트 컬렉션
프란체스카 앰피씨어트로프가 루이 비통에 합류한 이후, 오롯이 그녀의 손길을 거쳐 디자인한 LV 볼트 컬렉션. 조명과 가구를 디자인한 그녀의 이력이 이번 주얼리 컬렉션에 어떤 영향을 주었을까? “주얼리를 포함한 모든 디자인 카테고리에서는 규모와 비례, 조화 그리고 기능에 집중해야 해요. 하지만 주얼리는 다른 카테고리의 제품이 갖지 못하는 특별한 상징적 의미가 있죠. 바로 직접 몸에 착용하기 때문에 몸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주는 가치가 더해지지요”라며 주얼리 디자인을 하는 작업에 특별함을 부여했다.
1. 옐로 골드 뱅글에 LV 모양으로 음각을 새긴 LV 볼트 멀티 뱅글, 옐로 골드 소재의 LV 볼트 커브 체인 이어링.
2. 요즘 가장 좋아하는 뮤지션인 에프케이에이 트위그스.
3. 로마에 가면 반드시 들르는 레스토랑 피에르루이지.
4. 비행할 때 꼭 챙기는 뷰티 아이템, 알렉산드라 소베랄의 엔젤 밤.
5. 그녀가 좋아하는 하얀색 야생화.
"아이코닉한 ‘L’과 ‘V’는 움직임을 위한
은유, 추진력을 위한 비유, 가장 중요한 것에 대한
표현, 속도를 형상화하는 상징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