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과 밤이 바뀌는 순간,
더 매력적인 여행
2021/07 • ISSUE 38
editorJang Jeongjin
writer Na Moo 여행 칼럼니스트
고요한 우주를 찾아서
천문학은 가장 오래된 학문 중 하나다. 먼 옛날부터 인류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의 신비를 체감했다. 우주는 밤에만 보인다. 좌구산 천문대는 증평과 청주 일대 최고봉인 좌구산(657m)에 있다. 주변에 도시의 불빛이 없어 검은 벨벳같이 어두운 밤하늘이 펼쳐진다. 3층 주관측실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356mm 굴절망원경이 설치되어 있는데 경통 길이가 무려 4.5m이고, 천체를 최대 7백 배까지 확대해서 볼 수 있다. ‘거인의 눈동자’라는 별명처럼 작은 망원경으로 볼 수 없는 다양한 천체의 모습을 관찰하기 좋다. 여름에는 토성과 목성 등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천문대 가까이 최신 시설을 갖춘 좌구산 자연휴양림이 있어 밤늦게까지 별을 봐도 숙박이 가능해 서둘러 집에 갈 필요가 없다. 휴양림 입구에는 ‘좌구산 명상구름다리’가 허공에 걸려 있는데 길이가 무려 230m로 다리 건너편에는 아담하고 예쁜 자작나무 숲이 있으니 함께 둘러보아도 좋다. 이외에도 속리산을 중심으로 하는 증평, 괴산, 청주 등 충북 내륙지역은 울창한 숲과 맑은 계곡을 품고 있는 청정 지대가 이어지니 쉬엄쉬엄 둘러보기 좋다.
깊은 산속 옹달샘
충주의 ‘깊은 산속 옹달샘’은 ‘고도원의 아침 편지’로 유명한 고도원 박사가 만든 웰니스 체험 공간. 숙박과 함께 싱잉볼, 선무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화양구곡
괴산에는 화양구곡 등 조선시대 구곡 문화의 흔적이 남아 있는 수려한 계곡이 즐비하다. 한낮에 잠시 들러 더위를 식히는 것도 방법이다.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
최근 오래된 연초 공장 건물을 개조해 만든 독특한 건축미가 압권인 국립현대미술관 청주관도 충북 필수 코스 중 하나다.
달빛 아래 여름밤 은빛 산책
매월 음력 보름 무렵 주말에 진행되는 ‘섬진강 달마중’ 프로그램은 보름달이 뜨는 밤이면 마을 주민들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횃불을 들고 강변 백사장으로 나와 놀던 풍습에서 착안했다. 프로그램 무대는 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유명한 악양면 평사리 공원 앞 섬진강 백사장이다. 앙증맞은 호야등(남포등)을 들고 달빛이 비치는 은빛 모래사장을 걷는 것이 프로그램의 시작. 밀가루처럼 고운 강모래의 감촉을 오롯이 느끼고 싶다면 맨발로 걸어도 좋다. 둥근 달이 떠 있지 않거나 구름이 달을 가리더라도 낙심할 필요 없다. 백사장 한가운데 설치된 거대한 인공 달이 여름밤 운치를 책임진다.
인공 달 주변에 피크닉 매트를 깔고 자리를 잡으면 지역 주민이 진행하는 악기 연주, 시 낭송 등 다채로운 공연이 펼쳐진다.
하동 짚라인
금남면에 있는 하동 짚라인은 국내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각각 732m, 1,487m, 967m 등 총 3개 코스로 꽤 길고 다이내믹한 여정을 즐길 수 있다.
정금다원
정금다원을 포함한 하동 악양면 일대 다원에서는 다양한 실내외 시음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녹차밭 곳곳에는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도 있다.
차 시배지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차나무를 심은 차 시배지가 하동에 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좋은 차를 재배하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조선시대 선비의 별 구경
날아갈 듯 하늘로 치솟은 처마 너머로 별이 쏟아져 내린다. 절대적 적요의 순간, 평생 기억에 남을 여름밤 정취다. 관광객에게 낮만 허용하던 서원이 최근 야간 투어를 시도하고 있다. 조선시대 서원은 일종의 사립학교였다. 선비들이 학문을 연마하고 선현에게 제향을 올리던 이 공간은 과거 시험과 법령 규제에 얽매인 관학과는 달리 학문의 자율성을 존중했다. 특히 영주 소수서원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조선 최초의 서원, 최초의 사액서원이라는 타이틀도 달려 있다. 소수서원의 밤은 경주, 부여 등에서 이루어지는 여타 문화재 야간 투어와는 격이 다르다. 건물을 비추는 경관 조명이 없다. 그 결과 칠흑 같은 밤, 달빛에 비친 고건물은 인공조명이 만들어낼 수 없는 아우라를 뿜어낸다. 게다가 영주 시내와 멀리 떨어져 있어 처마 너머 별을 관찰하기도 안성맞춤이다.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
영주 근대역사문화거리에는 구 영주역사 뒤에 형성된 철도 관사, 정미소, 이발소, 근대 한옥, 교회 등이 남아 있다.
무섬마을
무섬마을은 물 위에 떠 있는 섬을 뜻하는 ‘수도리水島里’의 우리말 이름이다. 자연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고택과 만날 수 있다.
부석사
부석사는 영주를 대표하는 여행지다. 낙조 풍경이 아름다운 부석사에서 늦은 오후부터 시간을 보내고 소수서원으로 이동하면 편하다.
오색찬란한 도시의 야경
초고층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도시 야경에서는 비현실적인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마치 밤 비행기가 착륙할 때 느끼는 것과 비슷한 감흥이랄까. 우리나라 남쪽에서 가장 높은 고층 전망대는 부산에 있다. ‘부산 엑스더스카이BUSAN X the SKY’는 국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411.6m) ‘해운대 엘시티 랜드마크타워’ 꼭대기에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 오르면 활처럼 휜 해운대 백사장 너머 부산의 랜드마크 광안대교와 마린시티의 불빛, 부산 구도심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해운대 반대편에서 바라보는 부산 야경이 궁금하다면 황령산 전망대가 답이다.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시간은 일몰 직후. 정상 부근 뷰포인트에 따라 전망대가 여러 곳에 마련되어 있으니 장소를 옮겨가며 감상해볼 것.
미포 방파제
미포 방파제, 봉대산(간비오산), 봉오리산, 봉래산, 동항성당, 승학산 등에도 부산 지역 사진작가들이 즐겨 찾는 야경 촬영 명당이 있다.
해운대 리버크루즈
부산의 야경을 즐기는 또 다른 방법 중 하나는 해운대 리버크루즈를 이용하는 것. 홍콩과 비슷한 느낌으로 부산 밤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부산 영도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밤 풍경을 즐길 수 있는 명소다. 특히 흰여울문화마을이 대표적이다.
반딧불이가 춤추는 시간
곶자왈의 깊은 곳, 어둠에 익숙해질 무렵 반딧불이가 코스 주변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주변에 탐방객이 여럿 있지만, 숲속에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이다. 누구도 숨소리조차 내지 않고 반딧불이를 지켜본다. ‘절대 고요’가 찾아온 순간, 수많은 반딧불이가 날아올라 곶자왈을 환하게 밝힌다. 반딧불이의 신비로운 군무를 마주할 수 있는 야간 곶자왈 산책은 평생 기억에 남을 강렬한 경험이다. 제주 반딧불이 체험 여행은 지난 2014년 난대림연구소에서 곶자왈 야간 곤충 실태 조사 당시 반딧불이의 집단 서식지가 알려져 탐방객이 몰려들며 시작됐다. 제주에서 반딧불이를 관찰할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은 청수리 곶자왈. 청정한 숲속 깊은 곳에 운문산반딧불이, 늦반딧불이 2종이 살고 있는데 7월까지 볼 수 있는 것은 운문산반딧불이다.
안덕면사무소
여름 제주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것이 있다면 수국길이다. 곳곳에서 마주칠 수 있는데 그중 제주 서남부권에서는 안덕면사무소 일대, 산방산 산책로 등이 명소다.
송악산
여름 제주 풍경의 하이라이트인 수국을 만날 수 있는 곳. 송악산 산책로를 거닐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자.
차귀도
제주도의 여름 해변에서는 유명 동남아 휴양지 부럽지 않은 낙조를 볼 수 있다. 최고의 낙조 명소를 꼽자면 박수기정, 애월 새별오름 일대, 차귀도 주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