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INSEGAE × FRIEZE SEOUL
지난해 세계 최대의 아트 페어 ‘프리즈’가 국내에 상륙했고, 올해 제2회 ‘프리즈 서울’까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제 아시아 최대 아트허브로 자리 잡은 서울, 그리고 예술과 트렌드가 공존하는 세계 곳곳에서 신세계의 예술적 철학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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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더샵 청담, 갤러리가 되다
프리즈 공식 파트너로서 보여준 상업적 공간의 잠재력과 가능성.
백화점이 프리즈 서울에 참가하면 아트 신과 트렌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국내 유통업계 최초로 프리즈 서울 공식 파트너로 참가한 신세계의 행보는 프리즈 서울이 막을 내린 이후에도 화제가 되고 있다. 엄밀히 살펴보면, 신세계와 국내외 아트 신의 밀접한 관계의 역사는 50여 년 전부터 시작된다. 1966년 1월, 국내 백화점 최초로 본점에 미술 전문 상설 전시장 ‘신세계 갤러리’를 개관한 이후부터다. 이후 50여 년간 강남과 대구 등 다양한 점포에 신세계 갤러리를 오픈하며 예술 문화 활성화에 주력해왔다. 백화점이기에 가능한, 고유의 아트 콘텐츠를 쌓아온 셈. 그렇기에 올해 세계 최대 아트 페어 ‘프리즈’를 통해 선보인 품격 있는 아트 리테일과 독보적인 K-아트 콘텐츠는 유의미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제2회 프리즈 서울의 열기가 유독 뜨거웠던 요인 중 하나인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프리즈 관련 이벤트가 밤낮없이 서울의 거리를 채색한 가운데, 특별히 신세계는 편집숍 분더샵에 대대적인 변화를 주며 이색적인 전시 공간을 선보였다. 상업적 공간이 모색하는 크리에이티브한 아트 신을 구체화한 것이다. 분더샵 청담은 내부 곳곳에 아트 피스를 배치해 건물 자체가 하나의 작품처럼 보일 수 있도록 변화를 꾀했다. 공간에 배치된 작품, 그리고 작품에서 비롯된 영감과 변화의 양상을 살펴보는 것 또한 이번 분더샵 청담의 변신을 살펴보는 흥미로운 관점이 되리라 확신한다.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아트리움과 신세계 갤러리의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 변모한 S관 1층과 N관 3층. 펠트웰이 펼쳐지는 유니크한 아트리움으로 분한 S관 1층에서는 독일 작가 요셉 보이스Joseph Beuys의 상징적인 펠트 천을 활용한 작품 ‘Plight’를 모티브로 한층 묵직한 무드를 연출했다.
유사한 듯 대비되는 톤의 N관 3층은 신세계 갤러리의 새로운 전시 공간으로 변모했다. 첫 전시는 〈WHITE GALLERY〉.
안젤름 키퍼, 다니엘 아샴, 레이첼 화이트리드 등 세계적인 현대미술가들의 작품 8점을 선보이는 전시이자, 한층 사교적이면서도 안락한 무드를 자아내는 공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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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치지 말아야 할 전시
파티가 끝난 후에도 관객들의 발길이 지속적으로 이어진 이유.
신세계 갤러리는 동시대 미술 애호가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아트 신을 포착했다.
한편 S관 지하 1층에서는 아티스트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개인전 〈?〉이 열렸다. 기존 화이트 큐브의 폐쇄적 틀을 과감히 부수고 상호적 예술 경험을 도모하는 그는 이번 전시 공간 또한 작품과 공간, 작품과 관객, 그리고 공간과 관객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전환시켰다. 27점의 작품을 전시한 공간에 관객이 하나둘씩 모여들자 리크리트 티라바니자만이 촉발할 수 있는 상호 교류의 예술이시작되었다. 작가의 사유가 돋보이는 문구가 적힌 탁구대에서 관객들은 탁구를 치거나 해먹 위에 누워 관람을 ‘실제적 경험’으로 즐겼다.
리크리트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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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빅네임이 함께한 아트 나이트
패션, 미술 그리고 음악의 결합을 이룬 신세계×프리즈 파티.
프리즈 서울 개최 당일, 4백50여 명의 전 세계 미술 애호가들이 모여든 신세계와 프리즈 서울의 VIP 파티 또한 특별하다. 앞서 언급한 리크리트 티라바니자의 전시 외에도 ‘피지털 아트’를 선도하는 ThankyouX의 국내 첫 개인전 〈ODYSSEY〉는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예술적 영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흥을 돋우는 유명 뮤지션들의 퍼포먼스, 주류 및 푸드 케이터링을 위한 바를 마련해 오감을 충족하는 아트 나이트를 완성했다. 코쿤, 자이언티, DJ 소울스케이프, 보컬리스트 JK 김동욱, 선우정아와 스텔라 장, 아트 프로젝트 그룹 무토MUTO 등 다채로운 뮤지션이 모여 공연을 펼쳤다. 예술을 향유하는 즐거움, 이를 무르익게 하는 음악이 깃든 밤이 완성된 것이다.
실제 공연에 참여한 뮤지션들이 추구하는 장르만 보아도 R&B부터 재즈, 소울, 힙합 등에 이르기까지 영역대가 폭넓다.
이는 프리즈 서울을 찾은 다양한 국적과 연령대의 VIP들이 예술이라는 영역 안에서 자유롭게 조화할 수 있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VIP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만든 공연을 통해 미술, 음악, 패션 세 요소는 트렌드 속에서 입지를 확인하며 끈끈한 결속력을 다지는 듯했다. 마치 신세계와 분더샵의 ‘아트&컬처 DNA’가 지향하는 무궁무진한 스펙트럼 안에서 조화를 이루는 특성을 가시화한 것처럼 말이다. 현장에는 세계적인 배우 조디 포스터, 알렉스 헤디슨, 로렌스 벤더, 윤여정, 이병헌, 전지현, 공효진, 유태오와 니키리 등이 함께해 미술과 음악이 만나는 특별한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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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되는 프리즈와의 동행
글로벌 아트 페어와 신세계의 지속적인 협업.
신세계인터내셔날 오트 쿠튀르 뷰티 브랜드 ‘뽀아레’는 프리즈 아트 페어의 공식 글로벌 파트너로 참가한다. 특히 지난 10월 런던 리젠트 파크에서 개최된 프리즈 런던에서는 프랑스 출신의 현대미술가 로르 프루보Laure Prouvost와 협업한 뽀아레 라운지를 선보였다. 이 공간에는 뽀아레의 베스트셀러 제품과 멀티미디어 아티스트 로르 프루보의 대형 태피스트리와 영상 작품이 전시되었다. 1900년대 허리를 조이는 코르셋으로부터 여성을 해방시킨 폴 뽀아레의 혁신적 행보를 기억한다면 이 둘의 창조 정신이 발하는 미적 세계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 패션, 뷰티, 아트 등 전 영역을 관통하는 미적 가치를 읽고, 이를 트렌드로 제시한 것. 프리즈 런던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프리즈 LA와 뉴욕의 라운지에 머물면서 한번쯤 뽀아레의 아트 철학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이다.
editorKim Minhyung
photographerIm Jaehy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