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나쓰메 소세키 지음 / 현암사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이라는 존재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들은 희한한 ‘족속’ 이다. 우선 고양이 주인부터가 남다른 존재다. 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구샤미는 한마디로 교양인이다. 하지만 고고한 삶을 추구하면서도 세상 부조리에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낮에는 늘어질 대로 늘어져 낮잠을 자고, 밤에는 읽지도 않을 책을 방으로 가져오는, 보여주기식 교양인이다. 돈에 양심을 파는 사람들의 모습도 고양이 눈에는 희한했다. 가네다 집안 사람들은 돈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았다. 가네다는 공부를 많이 한 사람들은 자만심으로 가득하며, 심지어 “무턱대고 재산이 있는 사람들에게 덤비는 사람들”이라고 욕한다. 자신이 돈과 재물이라는 우상을 섬기는 것은 깨닫지 못하는 셈이다.
미학자美學者를 자처하는 메이테이도 희한한 인물이다. 아름다운 것을 연구한다고 하지만 그는 서양 것이라면 뭐든 좋다고 하는 사람이다. 허풍도 심해서, 자신이 프랑스의 어떤 유명 비평가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떠벌린다. 심지어 자신의 아내에게조차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와 헤파이스토스 이야기를 들먹이며 자신의 지적 능력을 자랑하는 못난 사람이다. 철학과 문학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늘어놓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거의 근거가 없는, 자신이 부풀린 말들이다. 거짓말도 해보면 는다고, 메이테이는 일상이 거짓된 사람이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는 20세기 초, 급속한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는 일본인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작품이다. 1868년 메이지유신 이후 서양 것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인 결과, 일본인의 가치관은 하나둘 무너지기 시작했다. 고양이 눈에 비친 인간들은 줏대라고는 없다. 20세기 초 일본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 우리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통해 만나보자.
고양이가 말했다 나처럼 살아보라고
림헹쉬 지음 / 포레스트북스
파도에 올라탄 고양이
갈매기에게 나는 법을 가르쳐준 고양이
루이스 세풀베다 지음 / 바다출판사
고양이와 새끼 갈매기의 우정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 열린책들
곁에 두어 나쁠 것이 하나도 없는 고양이
writerJang Dongsuk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출판평론가
editorJo Sohee
photographerRyu Ho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