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 오롯이 나를 맡기는 여행
여행이 지구라는 행성을 위해 발휘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 지속 가능성. 이를 실현하는 여행에서 쾌적한 여름이 시작된다.
붉은 자연에 스민 애버리지니의 역사
LONGITUDE 131°
호주 원주민, 애버리지니의 영혼처럼 여겨지는 중부의 레드 센터Red Center. 투명한 밤하늘 아래 드넓은 붉은 사막이 펼쳐지는 가운데, 기암괴석과 협곡이 드문드문 자리하는 이 땅 위에서 애버리지니는 긴 역사를 써 내려왔다. 특히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Uluṟu-Kata Tjuṯa National Park은 가장 성스러운 장소.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바위산 울루루와 36개의 거대한 바위 돔으로 이뤄진 카타추타는 보는 이들에게 경건한 마음마저 들게 한다. 석양이 질 때 울루루 주변의 오랜 트레일을 걸어보거나, 아난구Anangu 부족이 진행하는 클래스에서 토착민 문화와 예술을 배워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 바로 옆에 들어선 친환경 호텔 론지튜드 131°Longitude 131°는 객실을 비롯해 레스토랑, 스파 등의 모든 시설이 주변 생태계에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게 지었다. 애버리지니 커뮤니티와 협력해 가이드 하이킹 투어, 아트 투어 및 헬리콥터 투어를 제공한다. 1박 4천2백 호주달러부터.
ADD Yulara Drive, Yulara, Northern Territory 0872, Australia CONTACT longitude131.com.au
TIPS FOR GREEN TRAVEL
울루루 주위의 붉은 토양과 키 작은 초목, 수풀 사이로 이어지는 오래된 트레일 코스를 걸어보자. 트레일을 따라 애버리지니의 유적지를 발견할 수 있고, 해박한 지식을 지닌 현지 가이드가 지질학 정보와 애버리지니의 역사를 자세히 설명해준다. 이른 아침 출발하는 투어에 참석하면 한층 더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껴볼 수 있다.
머문 곳에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WHITEPOD ECO-LUXURY HOTEL
스위스 서남부, 이탈리아와 프랑스에 접해 있는 발레주는 해발 4,000m를 훌쩍 넘는 눈 덮인 봉우리가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알프스의 중심지로 유명하다. 연중 3백 일 이상 햇살이 내리쬐고 약 8,000km에 이르는 하이킹 코스가 이어져 두 발로 자연 깊숙이 파고드는 경험을 안겨준다. 화이트포드Whitepod는 럭셔리와 에콜로지가 만나 탄생한 독창적 결과물. 덩뒤미디Dents-du-Midi산맥 발치, 해발 1,400m에 자리한 돔 형태 구조물은 에너지 효율성을 높였다. 돔에는 욕실부터 벽난로와 미니 바, 테라스 등의 편의 시설이 고루 갖춰져 있고, 알프스의 웅장한 산세와 제네바 호수가 코앞에 펼쳐져 근사한 전망을 선사한다. 야간에는 인공조명 사용을 제한하고 부지 내 차량 진입도 금한다. 1박 3백56스위스프랑부터.
ADD Les Giettes, Des Cerniers, 1871 Monthey, Switzerland CONTACT whitepod.com
TIPS FOR GREEN TRAVEL
계절에 따라 제공하는 다양한 액티비티와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해보자. 여름철에는 보태니컬 하이킹 투어에 참여해 현지의 야생식물을 관찰할 수 있고, 겨울에는 밤하늘의 별을 감상하며 이 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현지 와이너리를 방문하는 와인 투어, 허스키와 함께하는 하이킹 등은 1년 내내 체험 가능하다.
자연보호구역 내의 순수한 녹음과 쉼
RIO PERDIDO
코스타리카 북서부, 과나카스테Guanacaste주는 에코 투어리즘을 즐기기에 이상적인 지역이다. 활화산을 품은 린콘 데 라 비에하Rinco´n de la Vieja 국립공원이나 건조한 사막이 펼쳐지는 산타 로사Santa Rosa 국립공원은 존재만으로 최고의 즐길 거리가 되는 자연의 매력을 알려준다. 자연보호구역에 위치한 리오 페르디도Rio Perdido는 전통적 웰빙 라이프, ‘푸라 비다pura vida(즐겁고 행복한 인생)’를 경험할 수 있는 곳. 저지대 숲에 둘러싸인 리조트는 친환경 재료 활용, 태양열과 풍력 사용 등 지속 가능한 스테이의 다채로운 방안을 제시한다. 통창 너머로 녹음이 짙게 드리운 30개의 방갈로는 가장 사적이고도 친환경적인 휴식처를 제공한다. 2박 8백 달러부터.
ADD San Bernardo de Bagaces, Bagaces, Guanacaste 50401 Costa Rica CONTACT www.rioperdido.com
TIPS FOR GREEN TRAVEL
천연 온천에 뛰어들어 수영을 하거나 절벽 아래에서 진행하는 요가 클래스에 참여해보자. 산악자전거, 집라인, 급류 타기 등 역동적인 액티비티도 즐길 수 있다.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생태 보호·산림 복원 프로그램, 현지인에게 전통 요리와 공예 등을 배우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을 추천한다.
섬에서 숨 쉬는 자원과 호흡하다
THE BRANDO
타히티 본섬에서 북쪽으로 약 50km 떨어져 있는 테티아로아Tetiaroa섬은 남태평양의 에메랄드빛 바다에 고고하게 떠 있는 모습 자체로 고갱이 꿈꿨던 낙원을 그려낸다. 1967년 할리우드의 전설적 배우 말론 브란도는 이곳의 자연에 반해 섬을 통째로 매입했다. 그는 열정적으로 이 섬을 보호했고, 자신의 이름을 딴 친환경 리조트도 지었다. 그 노력에 힘입어 섬의 산호와 해변, 풍성한 숲은 원시적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리조트 더 브란도The Brando는 오늘날 그의 아들이 이어받아 럭셔리 친환경 리조트의 롤모델로 성장시켰다. 이곳은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수상 방갈로를 아예 짓지 않은 대신 해변을 따라 늘어선 35개 풀빌라가 자연과 호흡한다. 리조트에서는 친환경 정책을 철저히 지킨다. 해수 깊숙한 지점에서 차가운 바닷물을 끌어올려 에어컨을 가동하고,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만 사용하며, 재활용한 빗물로 수영장을 운영한다. 이 외에도 생물 다양성 보호 프로그램 실천 등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모범 사례를 꾸준히 만들어가고 있다. 2박 9천5백 달러부터.
ADD The Brando Tetiaroa Private Island, Arue Tahiti 98702 Tahiti, French Polynesia CONTACT www.thebrando.com
TIPS FOR GREEN TRAVEL
테티아로아는 희귀 조류의 서식지로도 보호받고 있다. 섬의 생태계를 알려주는 라군 투어에 참여해보자. 산호 가득한 바다를 마치 개인 정원처럼 돌아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섬에서 뱁새, 군함새, 제비갈매기 등 고혹적 자태를 뽐내는 열대 조류도 한껏 감상할 수 있다.
랑카위의 녹음과 맹그로브의 신비로움
THE DATAI LANGKAWI
말레이시아 서쪽의 휴양 섬 랑카위Langkawi는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항공편으로 불과 1시간 거리인데도 때묻지 않은 해변과 열대우림이 즐비해 현실 속 파라다이스를 연상시킨다. 약 5억 년 전에 형성된 랑카위의 크고 작은 1백여 개 섬을 살펴보자. 파야르Payar섬은 아름다운 산호초와 바다 생물을 관찰할 수 있는 스노클링의 명소이고, 킬림 카르스트Kilim Karst 지질공원은 침식 동굴과 맹그로브 숲의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다. 텔라가 투주Telaga Tujuh 폭포에서 차가운 물줄기에 몸을 담그거나 순백의 해변으로 달려가보자. 더 다타이 랑카위The Datai Langkawi는 자연 애호가들을 위한 안식처. 인근 열대우림과 초승달 모양의 해변에는 여우원숭이, 코뿔새 등의 희귀 동물이 서식한다. 건축 디자이너 디디에 르포르Didier Lefort가 개조한 객실과 빌라에는 랑카위의 녹음과 햇살이 한껏 스며든다. 1박 2천5백 말레이시아링깃(약 75만원)부터.
ADD Jalan Teluk Datai, 01000 Pulau Langkawi Kedah Darul Aman, Malaysia CONTACT www.thedatai.com
EDITOR’S COMMENT
리조트 내 ‘자연 센터’를 방문해 섬의 자연 생태를 학습하고 동식물학자와 함께 산책해보자. 이 외에도 리조트의 파머 컬처 가든 투어와 업사이클링 클래스를 통해 자급자족 생활을 체험해볼 수 있다.
writerHur Taewoo〈피치 바이 매거진〉 편집장
editorKim Minh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