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영화가 되다!
소설은 영화가 되고, 두 장르 모두 인간의 삶을 조명한다. 영화가 된 소설을 만나보자.
해마다 숱한 문학작품이 탄생하고, 그 작품은 곧잘 영화로 만들어진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는 영화 관객을 다시금 문학이라는 신비로운 세계로 인도한다. 문학과 영화는 이처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형성하며 오늘의 독자와 관객을 매료시킨다. 문학은 영화의 밑거름이 되고, 영화는 문학을 사람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그런 점에서 문학과 영화는 본래 하나의 장르라고 말할 수도 있다. 영화로 만들어진 문학, 그 심오한 세계로 함께 들어가보자.
가재가 노래하는 곳
델리아 오언스 지음 / 살림
자연과 인간, 그 심오한 관계에 대하여
마을에서 꽤 인기 있는 청년 체이스의 시신이 노스캐롤라이나주의 한 습지에서 발견되자 조용하던 마을은 발칵 뒤집혔다. 마을 주민들은 습지에서 홀로 살아가는 여자아이 ‘카야 클라크’를 범인으로 단정한다. 이름이 있음에도 사람들은 카야를 ‘습지 소녀’라고 불렀다. 학교도 다니지 않는 카야는 문명인일 수 없고, 당연히 살인자일 수밖에 없다는 게 마을 사람들의 생각이었다. 1960년대 후반, 여전히 흑인은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하던 사회였고, 백인일지언정 문명의 혜택을 받지 못한 사람은 추측만으로도 살인자가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카야는 학교에 다니지 않았을 뿐 자연과 교감하며 인간으로서 삶을 살아가는 방법과 올바른 태도까지 배운다. 아버지의 폭력과 학대를 못 이겨 집을 떠난 엄마와 형제들과는 달리 습지에서 스스로 생존하는 법을 배운 것이다. 폭력적이었지만 그런 아버지마저 떠나자 카야의 삶은 적막감에 휩싸인다. 그때 찾아온 사람은 오빠 조디의 친구 테이트. 마음이 따뜻한 테이트는 카야에게 글을 가르쳐주었고, 카야는 세세하게 관찰한 자연의 모습을 글과 그림으로 남길 수 있는 힘을 얻는다. 테이트가 잠시 떠난 사이, 마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체이스가 카야에게 접근한다. 카야의 야생성에 호기심을 느낀 체이스는 다른 여자와 약혼한 사실을 숨기고 카야에게 구애한다.
소설에는 카야의 어린 시절 살인 사건을 다루는 법정 공방이 교차하고, 중간중간 습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묘사된다. 법정 공방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반면 변함없는 자연은 경이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존재한다. 평생 자연에 머물렀던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인간사의 다채로움과 자연이 전하는 풍성한 가르침을 오롯이 전달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현대문학
시공을 초월한 고민 상담소
침묵
엔도 슈사쿠 지음 / 홍성사
신의 침묵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리스본행 야간열차
파스칼 메르시어(페터 비에리) 지음 / 비채
존재의 의미를 찾는 여행
writer Jang Dongsuk 출판도시문화재단 사무처장·출판평론가
editorJo Sohee
photographerRyu Hose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