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무더운 한여름의 길목에 들어섰습니다. 내리쬐는 태양의 열기와 화창한 하늘은 에너지를 주기도 하지만, 예년보다 때이른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에는 고단함이 쌓입니다. 1년 중 가장 더운 기간인 삼복(三伏)과 관련된 속담 중, “삼복기간에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다”는 말이 있습니다. 무더위는 입술에 붙은 밥알도 무겁게 느껴질 정도로 쉬이 지치게 만든다는 의미로, 우리내 조상들은 이 삼복을 쉬어가는 날이자 기력을 회복하는 날로 삼았습니다. 일 년 중 가장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지금, 대구신세계갤러리는 ‘여름날의 작은 낙원’을 다채롭게 재해석한 《아트바캉스: my little summer paradise》展을 개최합니다. 참여작가 8인은 무더운 여름의 지친 일상에 쉼표를 찍을 시원한 파라다이스를 선사합니다.
해변에서의 바캉스 이미지를 동화적으로 풀어낸 강수정과 끝없는 바다의 풍경들을 수평적인 구도로 고요하게 펼쳐낸 권현경, 그리고 상상과 현실이 공존하는 김승현의 해변은 시원한 휴양지의 단란함과 여유를 전달합니다. 바다의 해초와 유기적인 생물들에 영감을 받은 황다영의 ‘Under the sea’연작은 바다 속 미지의 세계를 다양한 형태와 질감으로 표현하여 톡톡 뛰는 감성으로 관람객의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여름바캉스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장소인 해변에서 영감을 받은 4인의 작가들은 시시각각 모습을 달리하는 청량한 바다의 파라다이스를 상상하게 합니다.
여름의 일상적 이미지를 모티브로 삼은 이여름은 투명한 아이스크림에 소소한 행복의 기억을 담아 한입의 달콤하고 시원한 추억을 선사합니다. 키미작은 휴가(vacation)와 스포츠(sports)를 동시에 즐기는 스포츠케이션(sportscation)을 주제로 생동감 있는 여름나기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석난희는 현실과 초현실의 모호한 경계 속, 나만의 공간과 시간에 펼쳐지는 안락한 여름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일러스트레이터 냥송이는 무더위를 해소하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우화(寓話)로 담아냅니다. 고양이 세상의 구석구석 숨어 있는 동화 같은 장면들은 기분 좋은 행복을 가득 안겨줍니다. 전시장을 거닐며 마주하는 여름의 낙원들은 여유와 낭만을 동시에 전달합니다. 뜨겁지만 시원한 여름, 작은 파라다이스 속에서 발견하는 계절의 생동감을 통해 즐거운 아트바캉스를 보내는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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