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남 작가는 고전 회화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고전과 현대의 대화를 시도하며, 동서양의 명화들을 동시대 미디어 아트로 탈바꿈시켜 전통적인 시공개념과 그 위에 구축된 미술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합니다.
최근 이이남 작가의 작품은 TV 모니터를 활용한 영상 작품을 넘어서 사진과 조각, 그밖에 다양한 매체를 접목하여 새로운 소통의 언어를 끊임없이 창조하고 있습니다. 기술적인 매체의 속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시각예술의 근본적인 속성인 ‘빛’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큰 화두로 삼고 있습니다. 현대인의 디지털적 경험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며, 고전의 재해석이라는 기존의 맥락과 더불어 디지털 이미지로 구현되는 다양한 시도를 오브제 형식의 입체로 까지 자연스럽게 끌어내며 좀더 폭넓게 미디어를 수용합니다.
이번 전시에서 이이남 작가는 ‘빛’을 통해 인간의 욕망을 드러냅니다. 영상뿐만 아니라, 입체와 설치 작품에 최첨단 빛의 기술 ‘EL light’와 ‘LED cutting’을 접목하여 이 시대의 가장 익숙하면서도 낯선 ‘새로운 빛’을 보여줍니다.
고대 그리스 예술의 이상이 잘 표현된 밀로의 비너스는 최첨단 빛의 기술을 입어 새로운 빛의 이상을 드러냅니다. 익숙한 명화와 LED의 접목, 익숙한 조각과 EL light의 결합, 평면과 입체의 조화에 이르기까지 하나의 이미지를 다양한 방식의 빛과 접목하여 빛의 신비로움에 빠져들게 합니다. 하루의 변화하는 빛을 느린 흑백의 화면으로 고요히 담아낸 ‘베르메르의 하루’ 속 빛은 명상의 시간으로 우리를 이끕니다.
고전과 최첨단의 조화,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간극, 이 시대의 ‘빛’에 대한 다양한 단상을 통해 시각예술 범주에서 디지털이라는 매체가 제공하는 새로운 시각 경험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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