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점 본관에서는 김한나/송형노작가의 2인전 <RABBIT FRIENDS>를 개최합니다. ‘토끼’를 테마로 한 작업을 모은 김한나, 송형노작가의 작품 50여 점이 본점 본관에 설치되어, 2023년 계묘년(癸卯年) ‘검은 토끼의 해’를 기념하고자 합니다.
김한나 작가는 작가로서의 시작과 동시에, 현재까지 20년 가까운 시간동언 변함없이 토끼와의 공존 작업 ‘한나와 토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7년 대학을 졸업한 작가는 1학년이던 2004년 여름방학때 ‘토끼’를 떠올려 토끼와의 평화로운 일상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작가는 토끼와의 소중한 순간을 공유하거나 소소한 일상을 기록하고, 함께 놀이하거나,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같이 시간을 보내는 등 다양한 경험들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물리적인 실체로서의 ‘토끼’가 아닌 작가의 소울메이트를 형상화한 ‘토끼’는 자기 안의 또 다른 자기와 대화하며 작업해 나가는 작가의 일상생활을 담고 있습니다. 변함없이 단조로운 일상이 반복되는 삶이지만 각각의 순간은 서로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어, 무미 건조해질 수 있는 일상의 순간에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 그 안에서 자기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이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지만, 매 순간순간 내 안의 다양한 나와 대화하며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이기도 합니다.
송형노 작가는 작가가 되기 이전 그래픽 디자이너로 일할 때, 틈틈이 소일거리로 좁은 골목 벽의 얼룩과 그곳에 그려진 아이들의 낙서를 추상으로 그리곤 했는데, 이는 그의 작품의 기본 구성, 부동의 자세로 서 있는 동물, 화면의 반을 가로지르는 콘크리트 벽과 대비되는 푸른 하늘과 유사합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그림 속 이야기를 보다 분명하게 전달하고, 그걸 바탕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 내 이야기를 일방적으로 하고 싶지는 않았어요. 모두가 지닌 꿈과 희망, 소중한 가족 이야기를 동물이라는, 누구나 알 수 있는 상징을 통해 표현하려 했지요.” 현대인의 삶의 무대를 상징하는 콘크리트 석벽과 각각의 우리 자신을 의미하는 다양한 동물들을 배치시켜, 현 상황은 어려울 지라도 꿈을 잃지 않고 간직하기를 바라는 작가의 염원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토끼는 예로부터 순하고, 지혜와 꾀가 뛰어난 동물로 여겨집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별주부전 설화에서는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기지를 발휘하여 살아난 똑똑한 동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계묘년의 계(癸)가 상징하는 컬러인 검은색(흑색) 역시, 인간의 지혜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다양한 의미로 묘사된 토끼를 감상하시고, 힘든 일도 지혜롭게 헤쳐나가는 2023년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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