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화 소멸기법으로 한가로운 남도의 바다, 마을과 집, 들판과 나무, 꽃, 그리고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긴 서정적인 풍경을 선보여온 판화가 박구환씨의 스물 여덟 번째 개인전이 7월 3일(일)부터 10일(일)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립니다.
박구환 씨가 작가로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한 지 20여 년이 된 해로 기존의 작품을 모아 책으로 제작하고, 근작 30여 점을 전시합니다. 다양한 색의 사용, 세밀한 표현의 어려움이 있을 법한 목판화 기법을 이용하여 박구환 씨는 캔버스 위의 자유로운 붓질보다 더욱 정교하고 다양함이 깃든 작품을 보여줍니다. 오랜 시간 재료에 대한 탐구와 함께 많은 실험으로 철저하게 계산되어 나왔을 법한 화면으로 섬세한 장인적 기질까지 느끼게 합니다. 목판화 소멸기법의 베니어판 재질이 주는 투박미와 파스텔톤 색채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한적한 시골 풍경, 바닷가 마을, 정물 등이 따사롭고 생동감 있게 담겨졌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피어나다>, <만개하여>시리즈 등 2009년 이후부터 시도해 온 그림자의 표현이 눈여겨볼 만합니다. 꽃의 표현이 간결하면서도 현장감이 느껴지는 것은 대비를 이루는 배경의 효과와 그림자의 영향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박구환 씨의 작품에 대해 시인 설정환씨는 “꽃이 햇빛에 노출되어 만들어지는 꽃의 그림자와 가는 나무줄기가 만들어 낸 그림자가 그의 그림을 통해 만날 수 있는 미적 쾌감이자 감동의 열쇠이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 밖에도 한적한 풍경을 담은 <한가로운 마을> 시리즈, 화병을 담은 <향기> 시리즈 등의 서정적인 작품은 휴식을 취하듯 편안하고 느긋해서 관람객이 전시장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맛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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