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에 있어 드로잉은 다양한 매체와 복잡해진 예술의 경향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도구로서 그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전적인 의미의 드로잉(Drawing)은 주로 선을 이용한 회화의 표현을 이르는 말로서 그 의미가 극히 제한적이었다면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그 의미가 확장되고 표현방법 역시 광범위해졌습니다.

오늘날의 예술가에게 있어 드로잉은 새로운 출발의 역할이 되기도 하고, 감흥과 느낌을 지속시키며 창작혼을 불태우게 하는 과정이기도 하며, 내면의 에너지를 탄탄하게 담아내는 결과이기도 합니다. 이제 드로잉은 미술의 모든 것일 수도 있으며 창작 이면의 복잡 미묘한 세계를 좀더 가까이 들여다 볼 수 있는 중요한 매체이기도 합니다.

드로잉 다이어리展은 자신만의 언어로 쓴 한편의 일기와 같은 드로잉 작품들을 통해 현재를 담아내는 예술가들의 진솔한 모습을 엿보고 그들의 조형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해보고자 마련된 전시입니다. 작가 자신의 내면과 일상의 풍경을 기록하고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열 세 명 작가들의 다양한 드로잉 작품을 통해 복잡하고 다양한 삶의 표정과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있겠습니다. 사소한 일상에 대한 단상에서부터 창작을 위해 다층적으로 은밀하게 이루어지는 작가만의 상상의 세계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