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의 발견>전은 우리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풍경의 표면과 이면을 관통하는 작가들의 회화적 시각과 정서를 보여주고자 합니다. 이번 전시는 장르적 경계를 넘어선 독자적 조형언어를 확보한 김범석, 김보희, 김선두, 유근택의 그림 40여 점을 선보입니다.
풍경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랫동안 다뤄진 그림의 주제로 풍부한 형식과 다양한 해석을 낳은 소재입니다. <풍경의 발견>전은 이렇게 확장된 형식과 개념으로 풍경을 이해한 작품을 소개합니다. 자연의 풍경, 인공의 풍경, 소소한 일상의 풍경, 초현실의 풍경 그리고 순수한 상상 속의 풍경들 입니다. 이 풍경들은 현실의 재현보다는 작가 특유의 정서와 인식, 관점을 통해 만들어진 새로운 세계의 풍경들입니다.
전시 참여작가들은 통상적인 장르 분류상 한국화의 전통에서 출발하였습니다. 그러나 지필묵으로 압축 대변되는 전통회화의 소재적 범주와 기법적 한계를 벗어나 재료적 실험과 준법, 시점, 공간해석에 대한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통해 "산수"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회화적 차별성을 확보하였습니다.
김범석은 "흐르는 풍경" 시리즈를 통해 자연과 인공의 풍경, 객관과 주관의 풍경의 경계를 허물고 서로 침투하고 혼합시켜 정적이면서도 동적인 독특한 화면을 펼쳐 보입니다. 김보희는 기존 수묵의 담백함에 밝은 채색을 더하여 원경과 근경의 자연이 교차하는 차분한 색조와 필선의 명상적인 풍경 세계를 만들고 있습니다. "느린 풍경" 시리즈에서 김선두는 우리 곁에 조용히 있는 것들, 사소하지만 아름답고, 느리지만 오래 지속되는 일상의 풍경을 장지 위에 겹겹이 퇴적된 선과 면으로 펼쳐 소박하지만 진실된 일상의 기억을 오래 들여다보게 합니다. 섬세하지만 날렵한 묘사력과 깊은 눈으로 일상 생활의 풍경을 바라보는 유근택의 작업은 생동하는 특유의 준법과 색채감각으로 몽환적이면서도 진지한 사유를 유도하는 풍경을 보여줍니다.
<풍경의 발견>전은 작가들이 회화적 시각으로 발견하고 만들어낸 풍경을 우리 일상의 익숙한 풍경에 겹쳐봄으로써 새로운 삶의 풍경을 만들어가길 바라며 준비하였습니다. 더불어 이미 넓고 풍부한 회화의 세계에 새로운 가능성의 영역을 개척하며 다양한 변화와 실험을 시도하는 작가들의 성취와 성과가 보다 많은 분들과 긍정적으로 교감되기를 바랍니다.
- 이 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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