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에서는 서정적 화면의 판화작품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던 원로작가 황규백 선생님의 작품전을 마련하였습니다.
작가 황규백은 1932년 부산에서 태어났으며, 60년대 후반 프랑스 파리를 거쳐 70년도에 현대미술의 치열한 담론의 장인 미국 뉴욕에 정착해 독보적인 예술적 성취를 이루어낸 작가입니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욱 큰 명성을 얻어왔으며 당시 한국 작가로서 국제적 무대에서 확고한 위치를 구축한 몇 안되는 작가 중 한 사람입니다. 작가는 일상에서 무심코 스쳐지나던 사물들을 화면 안에 담담하게 등장시킵니다. 일반적으로 대상을 재현하는 구상화와는 다르게 작가는 주제들을 새롭게 구성composition함으로써 시적이며 초현실주의적 화면으로 보는 이를 끌어들입니다. 특히 작업과정이 힘들고 어려워 점점 사라져가는 메조틴트 판화에 대한 그의 집념과 작가정신의 발현으로 완성된 섬세함은 아름다움을 떠나 경외감마저 느끼게 합니다. 익히 알고 있듯이 황규백 선생님의 판화는 권위 있는 국제전시에 초대되어 독특한 표현방식으로 많은 비평가들에게 호평을 받았습니다. 또한 뉴욕근대미술관, 파리현대미술관, 빅토리아 알버트 미술관, 우피치미술관 등 내노라하는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도 선생님의 작품을 구입, 소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팔순이 넘은 나이가 무색할 만큼 창작에 대한 욕심과 열정 가득한 에너지, 그리고 老 화가의 원숙한 미의식을 느낄 수 있는 유화와 판화 작품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고도의 테크놀로지 속에 현란한 기교와 이론으로 무장한 현대미술의 틈바구니에서 묵묵히 인간이 갖고 있는 내면의 감정을 조형적으로 표현해왔습니다.
이번 황규백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삭막하고 건조한 세태 속에서 잠시나마 생명의 아름다움과 삶의 의미를 일깨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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