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에서 부산을 테마로 한 전시를 마련하였습니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사진을 매개로 하여 다양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부산작가 5인 사진전입니다.
이번 전시에서 보여지는 부산의 모습들은 단순히 유미적 풍경의 대상으로서, 또는 밀려드는 도시 개발의 광풍으로 인해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를 부산의 모습들을 추억하며 기록한 다큐멘터리로서의 사진은 아닙니다. 지금 현재 우리가 살고 있으며, 앞으로도 살아가야 할 공간에 대한 관심과 애정으로부터 발현된 사진들입니다.
다시 말해 다양한 사고와 관심사를 가지고 있는 작가들 가슴 속에 ‘부산’에 대한 사랑, 나아가 이곳에 살고 있는 우리 이웃들을 바라보는 따뜻한 마음과 애정이 공통적으로 내재되어 있어 같은 톤의 목소리로 나지막이 말하고 있는 사진들입니다.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를 맞아 기획되었던 <釜山 익숙한 도시, 낯선 장소>展의 연장선상에서 이번 전시를 구체화 시켰습니다. 그때는 영화촬영의 배경이 되었던 부산의 여러 장소들을 작가들이 직접 찾아가 그들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보여줬다면 이 전시는 부산의 도시풍경들을 작가 특유의 조형적, 기법적 변용시킨 사진 속 부산의 모습들로 이야기를 풀어보았습니다. 주변에서 일상적으로 봐왔던, 또는 무심코 스쳐지나 갔던 풍경에 작가의 심상이 더해져 약간은 낯설고 생경한 풍경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굴곡의 역사를 간직한 산복도로의 이미지들을 중첩, 탈색 시켜 마치 공상과학 영화의 배경 같은 이질적인 공간을 창조한 쁘리야 김, 지금은 보기 어려운 대형카메라의 스윙틸트 기능을 활용해 촛점을 인위적으로 조절하여 디오라마 세트 안의 미니어쳐를 보는 듯 거대한 도시의 모습을 장난감 세상과 같이 표현한 이동근, 낮과 밤의 시간의 경계가 모호한 화면 위에 회화적 터치로 비현실적인 장소를 재현해낸 송성진, 건축물의 구조적 형태와 대상을 바라보는 시점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절묘한 실루엣으로 정적인 화면을 극대화시킨 이인미, 양서류의 시각을 빌려 카메라를 수면에 띄워놓고 바다를 부유하며 인간이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을 렌즈에 담아낸 조명환. 각자의 색깔과 조형어법으로 사진의 표현 영역을 확장시키며 개성 있는 작품세계를 구축해나가는 작가들. 그들이 작품 안에 담고자 했던 여러 메시지들이 조금은 무겁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 <부산-변주된 풍경들>에서는 가벼운 도시여행을 하듯 유쾌하게 읽혀졌으면 합니다. 부산, 이 곳을 삶의 현장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비롯해 부산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부산이라는 도시의 다양한 모습들을 찾아보며 각자가 살고 있는 공간, 그 안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들과의 따뜻한 소통의 자리가 되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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