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세계갤러리는 다가오는 봄을 맞이하여 신춘기획전 having_解氷을 준비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절기(節氣)를 기준으로 계절을 나누어 왔습니다. 그 첫 번째 절기인 입춘(立春)은 봄의 시작을 알리는 날입니다. 매년 2월 4일 또는 5일인 입춘은 아직 겨울처럼 춥지만, 햇빛은 강해지고 땅은 따뜻한 기운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는 때입니다. 이로부터 보름 뒤에는 눈이 녹아 비가 내린다는 우수(雨水),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마침내 본격적인 봄을 알리는 춘분(春分)이 도래합니다. 따뜻한 봄은 어느 순간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절기의 변화에 따라 추웠던 날이 천천히 녹고 풀리면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아직 겨울이 남긴 흔적은 완연하지만 봄은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전시 having_解氷에서는 녹고 풀리는 것에 관련한 작품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해빙은 “얼음이 녹아 풀림”이라는 뜻이지만, “대립 관계의 긴장이 완화되거나 풀림”이라는 비유적인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또, 같은 발음을 가진 ‘having’은 어떤 것을 갖거나 소유하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이번 일곱 작가분은 녹고 풀림의 상태를 자아와 연관 지어 드러내거나, 봄의 직·간접적인 현상들을 작품에 녹여내어 다시 생성하고 우리 곁으로 흘러오는 순환에 관한 살핌을 이야기합니다.
얼음은 녹고 풀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원천이자 대자연의 원류인 물이 되어 봄을 알립니다. 실마리를 찾으면 실타래는 풀 수 있고, 온기가 있으면 얼음은 녹습니다. 경직된 몸과 마음의 변화를 모색할 수 있는 희망의 봄을 기대합니다. 아직 춥고 굳어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차츰 변화하며 다가오고 있는 봄과 함께 여러분의 마음도 따뜻하게 풀리는 새봄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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