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사랑 가득한 ‘기억풀이’ 연작을 그리는 작가 신철의 개인전 With You를 개최합니다. 동화 속의 한 장면과 같은 그림에 한 쌍의 남녀가 등장합니다. 두 남녀는 때론 오랜 연인처럼 다정해 보이기도 하고, 때론 첫 데이트를 하는 것처럼 설렘 가득해 보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이처럼 따스한 봄기운이 가득한 색채로 짧은 단발머리 소녀에 대한 한결같은 사랑과 그리움을 캔버스에 담아왔습니다.
산과 바다가 푸르른 청산도에서 태어난 신철은 섬에서 보낸 유년의 추억을 그림으로 그립니다. 그 곳에는 작가가 사랑하고 흠모하던 단발머리 소녀가 있었고, 지금 그의 그림에는 단발머리 소녀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이 스며져 있습니다. 그 소녀는 누군가를 기다리듯 붉은 매화나무 아래 서있기도 하고, 한 소년 앞에서 두 손을 곱게 모은 채 수줍은 표정을 짓고 있기도 합니다. 때론 연인이나 부부처럼 꼭 껴안은 모습으로 사랑을 표현하기도 하고, 자동차나 비행기를 타고 둘 만의 여행을 떠나기도 합니다. 또 배경 속 하늘 위의 작은 비행기는 돌아오는 님에 대한 설렘을 표현한 것인지, 떠나가는 님에 대한 애틋함을 표현한 것인지 우리의 마음 한 켠을 계속 두드립니다. 소녀의 곁에 항상 함께 있는 소년처럼 사랑은 이렇게 둘이 함께 같은 곳을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지만, 때론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을 때 느껴지는 외로움과 그리움이 바로 사랑이었음을 깨닫게 되기도 합니다. ‘누구나 하나쯤은 그리움을 간직하고 산다’는 작가의 말처럼 동화 속 이야기와 같은 그림 한 점, 한 점은 유년의 바닷가 마을의 추억과 그리움, 그리고 사랑을 담고 있습니다.
신철의 ‘기억풀이’ 연작은 단순히 지난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닌 그림 속 단발머리 소녀의 표정과 같이 때론 새침한 듯 보이지만 순수했던 우리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듭니다. 한평생 꿈꾸는 소년의 감성으로 그림을 그렸지만 아직도 자신의 그림이 부끄럽다는 작가처럼 그의 그림 속에서도 그 순수함과 따스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봄을 알리는 매화꽃이 피는 2월, 그리움 안에서 사랑을 찾아가는 여정을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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