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그곳에서 만난 인물들과 이야기를 화사한 색감으로 표현하는 김해성 작가의 초대전 <샹그릴라, 무욕의 땅>을 개최합니다. 마치 동화 속에서 나온 듯 한 독특한 의상의 인물들이 캔버스에 그려져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그들이 생활하는 자연, 함께 사는 동물, 현지인들의 생활 풍습과 문화를 알 수 있는 요소들이 그림 속에 담겨 있습니다. 비록 우리에게는 생소한 풍경과 인물들이지만 그들의 얼굴에 살며시 머금고 있는 미소에서 따뜻함과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인도의 라다크, 미얀마와 캄보디아, 그리고 몽골 등은 김해성 작가에게 미술교육, 벽화작업, 문화행사 등을 통해 나눔을 실천하는 지역인 동시에 삶의 소중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찾아 떠나는 여행지이기도 합니다. 작가는 그림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생활하는 지역에서 새로운 문화와 풍경을 접하고, 그것이 곧 그림의 소재가 됩니다. 이렇게 그 장소에서 머물며 보낸 시간은 작가의 창작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기도 하고, 작가가 갖고 있는 인생관, 즉 행복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이처럼 라다크와 같은 여행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부분은 행복에 관련된 것입니다. 혹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최소한의 것만을 지닌 채 서로 나누며 살아온 라다크는 전 세계에서 찾아온 지친 영혼들을 넉넉히 품어주는 곳입니다. 작가는 그곳에서의 지속적인 봉사활동과 교류를 통해 그들이 낯선 방문자들에게 건네는 미소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는 끊임없는 경제성장과 물질적인 번영의 혜택 이면에 잠식되어 있는 정신적, 사회적 빈곤과 심리적 불안감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이는 문화적 다양성이 무시되어 자신이 속한 사회와 전통과의 연관성을 찾지 못해 공동체에 대한 소속감을 느끼지 못한 데서 비롯된 것입니다. 효율적이고, 실용적인 첨단기술만을 앞세운 획일화된 발전이 가져오는 사회적 문제이자 한계입니다. 다양성이 자연 생태계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가 주는 것처럼, 인류의 문화에 있어서도 다채로움과 서로의 다른 점을 수용하려는 태도가 더 풍요롭고 조화로운 발전의 실질적 기초가 됩니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서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각자 자신의 의미와 역할을 자연스럽게 찾게 되고, 서로의 근원적 욕구에 대한 깊은 존중과 배려하는 태도에서 오는 따뜻한 마음과 풍요로움이 그 미소에서 나타나는 것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행복의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작가는 여행을 통해 작지만 아주 소중한 가치들을 찾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자연의 질서 속에서 우리의 위치를 인식하고, 우리와 우리의 이웃, 그리고 우리와 자연 사이의 숭고한 가치 발견을 통해 그림 속 인물들과 같은 미소를 찾고자 합니다. ‘욕심을 버리면 행복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처럼 마음의 평화와 삶의 기쁨을 찾아가는 따뜻한 동행에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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