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전시 <어떤 가족의 기록>을 개최합니다. 한 지붕 아래, 같은 공간에서 서로 부대끼며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내던 가족의 의미는 시대의 변화와 함께 많이 바뀌었습니다. 핵가족화 현상, 1인 가족의 증가 등의 사회구조의 변화로 가족의 범위에는 이제 기존의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교류의 기회가 잦은 자신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의 구성원들까지 포함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혈육으로 묶여진 기존의 가족에 대한 개념은 아직 크게 바뀌지 않았고, 그 의미와 관계에 대한 질문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세기의 우리는 일반적으로 ‘교육-직업-퇴직’의 3단계 삶을 살아 왔습니다. 이것을 사회적 기준이 아닌 가족구성의 변화 기준으로 봤을 때 역시 ‘독립-결혼-출산’의 3단계 삶을 반복적으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기대수명이 길어진 만큼 3단계의 삶이 아닌 변화무쌍한 다단계의 삶이 요구되고 있으며, 가족을 구성하는 각 단계의 과정과 선택 역시 점점 더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해지고 있는 가족의 의미와 각 구성원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이번 전시의 참여작가 아홉 명의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신분과 권위의 상징인 엘리자베스 카라를 한 가족의 사진에서 각 세대의 가족 구성원이 추구하는 삶의 관심사와 방향을 확인할 수 있고, 거대한 아기의 이미지에서는 작은 생명의 탄생이 가족의 삶에 가져오는 커다란 변화를 느낄 수 있습니다. 아빠와 엄마의 일기에 담긴 작가의 어릴 적 소소한 추억들은 회화작품으로 표현되어 관람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과 사용하는 물건들은 작품 속에 채집되어 부모로 살아가는 작가의 현실과 그 안에 내포된 감정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부모님의 품에서 벗어나 홀로서기를 하고, 결혼을 해서 나만의 가족을 새로 형성하는 이야기에서부터 새로운 생명의 탄생으로 육아를 하면서 시작된 부모의 역할이 가져다 주는 복잡미묘한 감정과 책임감에 대한 이야기까지 감상할 수 있습니다.
가족사진과 그림일기, 회화와 설치작품에는 결혼과 출산에 대한 인식의 변화에 따라 나타나는 남편 또는 아내, 아빠 혹은 엄마,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고민과 질문들이 담겨 있습니다. 어떤 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남긴 다양한 형식의 작품 속에는 ‘가족’에 대한 작가들의 다양한 해석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현재 우리 가족의 모습은 어떤지 생각하며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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