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2020년 경자년(庚子年) 흰색 쥐띠의 해를 맞이하여 신년기획전 <2020, 기다렸쥐>를 개최합니다. 십이지(十二支)의 첫 번째 동물에 해당하는 쥐는 우리나라에서 재물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이번 전시는 쥐의 이미지를 통해 신년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과 쥐를 주제로 하는 작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쥐에 대한 작가들의 기발한 해석과 흥미로운 표현을 감상하는 동시에 우리의 띠 문화가 가지고 있는 상징성과 전통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경자년의 ‘경(庚)’은 흰색을 의미하며, ‘자(子)’는 12지 첫 번째 동물로 쥐를 상징합니다. 아주 먼 옛날, 하늘의 대왕이 동물들에게 지위를 정해주었습니다. 정월 초하루에 천상의 문에 도착하는 순서대로 그 지위를 정해주겠다고 하였는데, 근면 성실한 소가 1등을 하려는 찰나, 소 등에 붙어 있던 쥐가 먼저 뛰어내려 1등을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처럼 쥐는 꾀가 많은 동물로 인식되어 왔는데 실제로도 영리하고 재빠르면서 동시에 부지런하고 성실하다고 합니다. 경자년의 흰 쥐는 쥐 중에서도 가장 우두머리이자, 매우 지혜로워 사물의 본질을 꿰뚫어 보고 생존 적응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처럼 적응력이 뛰어난 쥐는 세상 곳곳에 살면서 아주 오래 전부터 사람과 함께 살아온 동물입니다. 그래서인지 친근한 이미지의 쥐는 많은 영화와 만화, 애니메이션에서도 영리하고, 용감한 캐릭터로 자주 등장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16명의 참여작가들이 기존에 해오던 작품이 아닌, 이번 신년기획전의 주제에 맞게 쥐를 테마로 새롭게 창작한 평면회화와 입체조각, 태피스트리(tapestry)와 벽화, 디지털 드로잉과 영상설치 등을 통해 작가 특유의 상상력으로 표현된 각양각색의 개성 가득한 쥐를 만날 수 있습니다.
사실 쥐는 한때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동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반세기가 흐른 지금, 우리의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사회적 인식에서 벗어나 쥐 본연의 모습인 영리하고 부지런한 이미지를 되찾았습니다. 어쩌면 쥐는 자신의 모습을 되찾기를 바라며 경자년 새해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소망을 안고 기다려온 2020년, 경자년이 가져다 주는 기회 속에 풍요와 희망이 가득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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