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본점 본관에서는 오세열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1945년 해방되던 해에 서울에서 태어난 작가는 어린 시절 전쟁(6.25)을 경험하고, 서라벌예술대학(1969졸)과, 중앙대학교 대학원(1974졸)에서 미술전공을 하였습니다. 졸업 후 현재까지 오랜 세월 작품활동은 물론, 후학양성을 위해 목원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를 역임하였습니다. 대학재학중인 1965년부터 주요미술대전에 활발히 참여한 작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 5회, 입선 9회를 수상 하였고, 1976년 한국일보사가 주최한 한국미술대상전의 최고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의 작품은 국내외 주요 미술관/기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오세열 작가의 작품은 표면적으로는 단순한 색의 조합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무수한 색을 덧칠(최소 7-8회)하고, 각각의 색면 위에 면도칼, 나이프로 일일이 긁어 숫자, 문자, 문양을 만들고 최종적으로 단색 혹은 두 가지 색으로 구성된 화면입니다. 작가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완전한 모습이 아닌, 단순하게 질서 잡혀 있지만, 결핍과 아픔이 가득 담긴 형상입니다. 다섯살에 경험한 전쟁은 작가의 이러한 인물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인물외에 작품에서 볼 수 있는 이용가치를 다 한 사물, 의미 없는 숫자, 화려하지 않은 수수하고 작은 꽃들 역시 주목 받지 못하는 소외된 존재에 대한 작가의 연민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작업과정에 대해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나는 캔버스를 하나의 ‘몸’으로 생각해요. 그림은 곧 나지요. 붓이 아닌 나이프를 이용해 밑 작업한 캔버스 위에 질감을 만드는 행위는 내 몸에 상처를 내는 행위와도 같아요. 인생에 즐거움만 있는 건 아니거든. 농부가 밭을 갈 듯, ‘노동의 맛’을 추구하는 거지요. 요즘 젊은 이들의 취향과는 잘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어요. 산뜻하고 예쁜 그림을 찾으니까. 제 그림은 겉절이가 아니라 묵은지 같은 겁니다.”
총 21점이 출품되는 이번 전시는 신세계갤러리에서의 세 번째 전시로 16점의 신작과 5점의 구작으로 구성되었습니다. 저희 전시와 함께 작가 오세열의 작품세계를 심도 깊게 이해하는 기회가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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