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현대미술 작가 디디에 망코보니의 개인전인 ‘Playing with Colors’를 개최합니다. 국내에서 첫 개인전을 여는 망코보니는 색에 대한 끝없는 실험을 마치 놀이처럼 드로잉, 페인팅, 거울, 플렉시글라스 모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식의 스펙트럼으로 펼쳐놓습니다. 말레비치나 몬드리안의 추상이 나름의 엄격한 조형의 원칙을 가지고 변화한다면, 망코보니의 추상은 다양한 매체들 내에서 유기적인 방식으로 무한히 변주됩니다. <…Etc…> 시리즈처럼 25년 간 끊임없이 해온 아크릴 페인팅은 그 수가 2,000점을 넘어서는데, 무의식이나 꿈처럼 원초적인 느낌을 간직한 채, ‘최소한의 나레이션’을 지닌 조형적 언어로 환원되어 이미지의 형식들 위를 부유합니다.
때론 미물에서 만물의 진리를 감지하는 것처럼, 세포분열 같은 생명력을 추구하는 망코보니의 페인팅은 우주의 탄생을 연상하게 합니다. 이런 생명의 원동력을 더욱 극대화하는 것은 망코보니의 한계를 두지 않는 색채입니다. 보는 이의 눈을 사로잡는 강렬한 원색의 어울림은 시각적 유희를 제공합니다. 동시에, 작가의 손끝을 떠난 색채들은 작가의 의도대로 ‘색과 색이 만날 때 일어나는 시각적 효과가 눈의 움직임을 동요시키고, 이 효과로 인하여 우리가 대상을 포착하고 인지하는 것을 어지럽히는 진동’을 만들어 냅니다. 이러한 일련의 색과 제스처들은 마치 그림이 스스로 창조되는 것처럼 또 다른 조형적인 울림으로 확장됩니다. 망코보니만의 상상력 충만한 유기적 형태들과 색채는 매체의 표면 위를 부유하다가 이내 공간으로 확장됩니다. 풍부한 색감, 그리고 무한한 형태와 재료적 변용을 추구하는 영감의 원천에서 출현한 이미지들은 공간의 한계를 넘어선 파장을 추구합니다.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는 공간을 드로잉 하는 <Projection>시리즈는 망코보니의 공간에 대한 고민과 탐구흔적을 보여줍니다.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열려있어서 전시전문공간에서 구현될 때, 성당의 뒷벽에 설치될 때, 혹은 도시 한복판에 들어선 형광의 구조물 안으로 개입할 때를 막론하고 그 공간을 끌어안고 포용함으로써 새로운 에너지를 발산합니다. 공간과 작품, 어느 한쪽의 지배적인 우세가 아닌 서로를 껴안는 포용력은 어느 작품보다도 장소특정적(site-specific)인 아우라를 형성합니다. 에센스에 다다르기 위한 다양한 변주이자 자신만의 색채와 추상적 형태를 통해 깊은 울림을 주는 디디에 망코보니의 작품이 신세계갤러리 공간에서는 또다시 어떤 조우를 하여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기대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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