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는 중국현대작가 주진스(Zhu Jinshi)의 기획초대전을 개최합니다.
주진스는 1954년 베이징 출생으로 베를린과 베이징 등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작가입니다. 특히 이스탄불,·상하이 비엔날레, 광조우 트리엔날레 등 국제전시에 참여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중국은 마오쩌둥 체제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미술에 있어서 '리얼리즘 (realism)'이 주류를 이루는 미술사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회화는 물론이고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러한 '리얼리즘'적인 시도들이 그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물감을 두껍게 발라 올려서 화면을 가득 채우는 올오버(all-over) 페인팅 추상회화를 견지하는 그의 작품세계는 매우 독특하게 다가옵니다.
그의 작업세계를 살펴보면, 물감으로 가득 채워진 화면을 통해 캔버스의 경계, 그리고 그 너머로까지의 확장을 보여주는 추상회화의 진수를 느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추상미술로의 입문은 그가 1986년부터 오랜기간 유럽지역에 체류했기 때문에 서양미술의 역사와 현황을 숙지하고 있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는 동시대 미술의 리얼리즘적 요소, 그 이외의 미술표현 방식을 많이 경험하고 고민하였으며, 회화라는 양식을 빌어 자신의 본원과 관련된 표현행위, 즉 추상적인 조형언어를 개발하였던 것입니다.
주진스의 작업기법 중에 주목해볼 만한 것으로, 많은 물감양의 사용으로 얻어지는 독특한 마티에르를 꼽을 수 있습니다. 그는 '나의 작업에서 물감의 두께는 어떠한 돌파를 위한 기점으로서, 그것은 단지 단순히 두껍다는 것이 아니라, 얇음과 미묘하게 병치되는 그 무엇이다.'라고 설명합니다. 이처럼 작가는 작품을 보는 이로 하여금 재료의 물질성에 주목하도록 하는 동시에, 그리는 행위의 에너지, 그림을 그리는 움직임 그 자체를 의도적으로 드러내고자 합니다. 두터운 물감층은 이러한 의도의 부산물인 것입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거대한 화폭에 과감한 색의 물감으로 이루어진 주진스 작품들의 진면목을 감상하실 수 있는 자리를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또한 중국현대작가 주진스의 자유롭고 역동적인 작업을 통해 웅장한 '대륙의 힘'을 느껴보시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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