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에서는 경상남도 양산시에 소재한 <신정희요窯>의 맥을 잇고 있는 신한균 작가의 신작을 선보입니다. 올해는 신한균작가의 부친이자, 한국의 대표적인 사기장 신정희(申正熙, 1930-2007)선생께서 타계한지 1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를 기념하여, 두 작가의 작품을 한 자리에 선보입니다.
신정희사기장은 경남 사천 출생으로, 19살에 우연히 접한 도자기 조각(사금파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전국의 각 지방에 버려진 도자기 조각을 모으고, 연구하여, 도자기에 대한 살아있는 지식을 쌓게 됩니다. 이를 기반으로 부산에서 골동품상을 운영(1964)하면서, 일본국보 26호 이도다완(井戶茶碗)의 존재를 알게 되고, 각고의 노력 끝에 500년 동안 잊혀졌던 조선사발을 재현하는데 성공하게 됩니다(1969).그가 재현한 사발은 너무도 완벽해 당시 고미술 감정가들은 물론, 차 사발을 사랑하는 일본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얻어, 우리의 인간문화재격인 일본명사명류록에 한국인 최초로 등재되기도 합니다(1978). 1976년 현재의 통도사 인근 가마터로 이전하여, 30년 넘는 세월 동안 한국과 일본을 오가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우리의 전통도예기법을 전승/발전시킨 한국의 대표적인 사기장 입니다.
신한균사기장은 신정희선생의 장남으로 선친의 가업 <신정희요>를 운영하고 있습니다.그는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우리 그릇의 잊혀진 전통을 복원/계승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1989년 일본미술관의 전시를 관람하다가 발견한 오고려(奧高麗)라는 이름의 도자기를 보게 되면서, 함경도 회령지방의 도자기를 수년간 연구한 끝에, 1996년 회령지방 도자기를 최초로 재현하는데 성공하였고, 그 과정은 일본 전역에 방영되었습니다(NHK, 2001). 이외에도, 조선시대 각 지역의 사발을 연구하여 집대성한 <우리사발이야기>(2005), 도자소설 <신의그릇 1,2>(2008), <고려다완>(2009), <로산진 평전>(2015)등 다양한 저술활동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이 책들은 일본에 수출/출판되어 일본의 서점가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폭넓은 활동으로 사기장 신한균은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도예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총 80여점이 선보이는 이번 전시에서는 달항아리를 비롯해, 분청, 동유, 회령유를 이용한 사발, 화병, 물단지, 편상등 다양한 용도를 담아 현대화된 도예작업들을 선보입니다. 이들의 작품과 함께 새로운 트랜드의 홍수 속에서 대를 이어 전해지고 있는 우리 전통의 소중함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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