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뮌헨에서 출생한 감펠은 다른 공예가들과는 달리 전문학교와 대학을 다니지 않고 17세부터 목공소에서 일을 배우며 작가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러한 이력 때문에 그는 개념보다는 전문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양식에 구속되지 않은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들을 제작해왔습니다.
감펠 작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겉 표면에 보여지는 나이테 같은 선들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대칭의 리드미컬하게 휘어진 외곽선과 뒤틀린 형태입니다. 이는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보통의 목공예품은 나무를 가로로 잘라 가공합니다. 하지만 감펠의 경우, 세로 방향으로 나무를 자르고 결을 거슬러 형태를 깎아 나갑니다. 이러한 과정 후에는 나무에 습기가 남아있게 되는데, 그것이 마르면서 자연스러운 비대칭의 뒤틀린 형태가 만들어집니다. 감펠 작품의 비대칭은 여기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런 감펠 특유의 방식은 작업초기에 그릇 모양의 작품을 제작하다 실패하는 과정에서 배운 것입니다. 감펠은 대칭의 완벽한 작품보다는 비대칭의 형태가 주는 자연스러움과 긴장감, 나무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나는 질감에 매료되었습니다.
감펠은 외관상 큰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최근에는 기존 작품과 다른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기존에 재료를 선택하는데 있어 이국적이고 희귀한 나무를 사용하였는데, 지금은 그의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단풍나무를 비롯하여 너도밤나무, 올리브나무, 오크나무 등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이는 그가 주변에서 태풍이나 기상악화를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생명을 잃은 나무들을 가져다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선택된 종들입니다. 감펠은 죽거나 죽어가는 나무를 자신의 손을 통해서 생명을 연장시키고 있습니다. 그의 최근 작을 자세히 보면, 나무결의 흠집이나 상처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진 부분들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이런 감펠의 최근작들이 출품됩니다. 실용적인 소품은 물론 보다 조형성에 중점을 둔 작품도 나란히 전시됩니다. 새로운 생명을 얻은 나무를 통해 따뜻한 치유의 경험을 느끼시길 바랍니다.
전시기간 및 장소
2014-09-02 - 2014-10-27 | 신세계갤러리 본점
2014-10-29 - 2014-12-01 |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
2014-12-03 - 2014-12-28 | 신세계갤러리 인천점
2014-12-30 - 2015-01-21 | 신세계갤러리 광주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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