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다양한 특징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관람객의 참여와 반응에 따라 작품의 결과가 달라지는 성향, 즉 "인터랙티비티(Interactivity)"를 들 수 있다. 이는 관람객의 역할이 단순히 감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직접적인 행동에 의해 작품의 결과는 얼마든지 새롭게 변화될 수 있음을 일컫는 말이다. 이 경우, 작품은 100% 작가의 의도로 제작된 후 관객, 혹은 평론가의 평을 기다리는 완성품이 아닌, 관람객의 참여를 유도하는, 일종의 매개체 역할을 하고, 관객의 참여와 그로 인한 예기치 않은 결가가 더해져 완성된 작품이 되는 것이다. 관람객의 작품에 대한 참여와 반응은 인류의 역사에 있어서 미술의 태동과 그 맥을 같이 해왔다. 미술작품 역시 음악이나 영화처럼 같은 작품이라 하여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은 관람객 각자의 몫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이, 똑 같은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 네덜란드, 1853-1890)의 정물화 해바라기를 감상한다 할 지라도, 누군가는 어린 시절 살던 동네의 해바라기를 연상하며 잠시나마 그 시절을 추억하고, 누군가는 언젠가 설레는 얼굴로 꽃을 선물해주던 어떤 이와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고, 혹은 누군가는 그저 담담히 미술작품으로서의 색감이나 형태 등을 감상할 수 도 있다.
이렇듯 미술작품은 최종적으로는 작가의 의도를 떠나, 관람객 각각의 감성에 의해 평가되고 기억되는 매체이다. 그러므로 관람객의 참여와 반응은 어찌 보면, 원시미술부터 시작되는 미술의 역사와 그 맥을 같이 한다고 할 수 있다.
미술사학자 프랭크 포퍼(Frank Popper, 프랑스 파리 제8대학 미술사학과 교수, 1918-)에 의하면, 미술사적인 의미에서 관람객의 참여가 작품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인터렉티비티”는 1950년 후반경 시작된 퍼포먼스(Performance)미술에서 시작되었다. 퍼포먼스는 마치 연극처럼 관람객을 앞에 두고 작가가 어떠한 행위를 하는 미술을 말한다. 행위 자체가 작품이 되므로 현장분위기는 사진 혹은 비디오 등으로 기록될 수는 있지만, 현장의 행위는 퍼포먼스의 끝과 함께 사라지고 참석했던 관객들의 기억에만 존재한다.
이는 관람객 각각의 머릿속에서 재구성되어 서로 다른 느낌으로 존재하게 된다. 그 다음으로는 1960년경 시작된 옵아트(Optical Art)를 들 수 있다. 옵아트는 색채와 형태의 다양한 변형으로 관람객의 시각적인 환영 혹은 착시현상을 유도하는 미술이다. 같은 작품이라 할 지라도 좌우상하 등 보는 위치에 따라 이미지, 색상이 달라지므로 작품의 최종결과는 관람객의 시각적인 기능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 다음이 바로 1965년 첫 선을 보인 컴퓨터아트를 들 수 있다. 일정한 프로그램에 의해 관람객의 반응이 화면에 인식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참여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 분야는 오늘날 기술력의 발전과 함께 다양한 형식으로 전개되어 미술의 표현언어를 더욱 풍요롭게 하고 있다.
총 4팀의 6작품이 선보이는 본 전시는 관람객의 직접적인 참여와 그로 인해 발생되는 다양하고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미국 미니멀리즘작가 댄 플래빈(Dan Flavin, 미국, 1933-1996)의 작품을 인터렉티브하게 재구성 한 HYBE, 학창시절 교실에서 바라 본 풍경을 펄럭 이는 커튼과 함께 표현한 Team VOID, 물을 감지하는 센서가 내장되어 관객이 손이나 붓에 물을 묻혀 빛이 나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는 이재민의 작품과 관객의 움직임에 따라 물방울 모양이 생 성되는 이화여대 에듀테인먼트 랩(Lab)의 작품은 모두 첨단 기술력에 기반하여 관람객의 움직임 에 반응하는 인터랙티비티를 선보이는 작품들이다. 2016년 여름,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점에서 준 비한 Art Vacance: 41Days of SUMMER展을 통해 기술력과 결합한 미술작품의 새로운 매력을 느끼 고 경험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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