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빛 고운 꽃잎을 흐드러지게 날리던 벚나무들도 어느덧 초록의 싱그러움으로 갈아 입은 5월을 맞이하여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에서는 우리 그릇의 원류를 복원하고 계승하고자 지금도 치열하게 ‘불火’ 과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도예가 신한균의 전시를 마련했습니다
.신한균은 옛 조선의 사발을 완벽히 재현해낸 것으로 평가 받았던 사기장 故신정희 선생의 장남으로 선친의 유업을 이어 현재 경남 양산 통도사 근처에서 ‘신정희요窯’를 운영하고 있습니다.신한균은 부친으로부터 이어받은 전통기법을 기반으로 전통의 맥이 끊기거나 외면 받아온 우리 그릇을 기법적, 양식적으로 연구, 복원하며, 우리 그릇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경험과 전승으로 단련된 사기장의 눈과 장작가마의 요변窯變이 만들어내는 신한균의 그릇들은 언어로 형용하기가 어려운 오묘한 색과 질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가가 붓으로 그림을 그리듯 사기장은 장작의 불로 도자기에 그림을 그린다’라는 그의 말처럼 도자기가 왜 ‘불의 미학’이라 일컫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또한 도자기의 역사에서 한국적 미美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 중 하나인 달항아리. 우아하면서도 소박한 선과 기형을 취하는 신한균의 달항아리들은 마치 어머니의 품처럼 그 어떤 것도 포용하고 끌어안을 듯 유려한 곡선의 넉넉함으로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 편안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습니다.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달항아리를 비롯해 분청, 동유, 회령유를 사용한 사발, 물단지, 화병 등 전통을 품은 현대도예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재료를 준비하고, 흙을 빚어, 장작가마에서 굽는 수고로운 과정을 거쳐 탄생한 순수한 우리 그릇. 그 그릇들을 만들고 있는 사기장 신한균.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 전통 도자기의 맥이 어떻게 현재에 되살아나고 있는지를 공감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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