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하고 싱그러운 햇살이 기대되는 계절, 정창기 작가의 작품을 여러분들께 선사합니다. “딸기 작가”, “자두 작가”로 유명한 정창기 작가는, 대구의 대표적인 극사실주의 화풍의 작가입니다. 이번 전시는 2021년 새롭게 작업한 신작을 비롯한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되는 자리로 물씬 풍기는 딸기와 자두의 향을 가득 담아내었습니다.
작가는 놀라운 섬세함과 꼼꼼함으로 딸기와 자두를 생생하게 그려냅니다. 마치 사진처럼 보이기도 하고, 손 안에 움켜쥘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모습은 사실을 뛰어 넘어 감각적으로 다가옵니다. 평면 캔버스 위에 유화로 그려내었지만 명암과 그림자까지 치밀하게 표현되어 마치 입체적인 조각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빨갛고 먹음직스러운 딸기와 자두는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은 긴장을 유발하며 관람객의 탄성을 불러일으킵니다.
자두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색의 스펙트럼에 이끌려 그리기 시작했던 그림은 딸기의 빨간 강렬함으로 이어져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빨강이 주를 이룬다고 볼 수 있지만, 면밀히 살펴보면 그의 그림에는 풍성한 색이 담겨 있습니다. 노란색에서 빨간색의 자두로 익어가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자연스러운 색의 변화, 또, 초록색 잎사귀와 꽃받침, 밤색의 나뭇가지. 더불어 최근에는 딸기 위에 소복하게 쌓인 흰색의 눈까지 표현하였습니다. 자연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재와 그것이 내뿜는 색을 인위적이지 않고 자연스럽게 그려내어 실재에 가깝게 다가갔습니다.
그러나 정창기 작가는 사물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똑같이 그려내는 데에 목적이 있지 않습니다. 실제의 모습을 바탕으로 하지만, 작가만의 감성과 철학을 담아 자신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를 캔버스 위에 녹여냅니다. 작가는 자연의 풍요로움을 딸기와 자두를 통해 표현합니다. 한 개의 딸기, 한 개의 자두가 아니라 화면을 꽉 채우며 소쿠리에 넘칠 듯 담겨 있는 딸기와 자두는 자연과 함께 했던 넉넉했던 고향의 모습을 떠올리게 합니다.
정창기의 작품이 지지를 받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과일이라는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떠올리게 하여 관람객의 감성을 자극하고 추억을 불러일으킵니다. 고객 여러분들께서도 이번 전시를 통해 잊고 있던 자연과 함께 한 추억, 고향과 함께 했던 추억을 떠올려보며 마음 따뜻한 시간을 가져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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