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세계갤러리는 2022년을 여는 첫 번째 전시로 이강화展을 선보입니다.
강화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이강화 작가는 우리 삶의 언저리에 산재한 자연을 지속적으로 탐구해왔습니다.
스스로 생명력을 틔우고 살아가는 자연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그려낸 작가의 캔버스는 목가적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이번 전시는 자신만의 예술론을 드러내어 고즈넉한 심미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강화 작가의 행적을 들여다보고자 마련되었습니다.
작가의 화폭에는 길 한쪽 구석에 자리한 야생초나 떠다니는 구름, 일몰과 같이 우리 생활 주변에서 흔히 발견되는 소박한 풍경이 자리합니다.
엉겅퀴, 나팔꽃, 강아지풀과 같은 야생초 이미지들은 거칠고 투박한 땅에서 피어난 곱고 아름다운 자태를 포착하여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부단히 꽃을 피우는 들꽃의 생명력이 느껴집니다.
해질녘과 늪지의 거센 물줄기, 그리고 그것을 비추는 빛 또한 인간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존재하는 풍경들로 자연의 생기를 담아내는 근원적인 에너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여기엔 자연을 자연스럽게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이 담겨있습니다.
자연自然은 ‘스스로 그러하다’는 뜻으로 인위를 가하지 않은 상태, 스스로 이루어진 존재들을 의미합니다.
언제부터 인지 어디서 온 것인지 모른 채 그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존재들은 누군가 정복할 수도, 소유할 수도 없습니다.
이강화 작가는 자연을 대상화하거나 인위적 미를 그려내기보다는 사람과 공생하는 자연의 존재 방식을 이해하고, 순응하고자 하는 태도를 화폭에 녹여냅니다.
이는 작가의 최근작에서 더 잘 느낄 수 있습니다.
초기 작업에서는 다양한 재료를 복합적으로 이용하여 질감이 돋보이는 이미지들을 볼 수 있었다면, 최근 작업들에서는 마띠에르(matière)의 효과를 덜어내고 보다 자연의 흐름과 톤에 주목한 변화가 도드라집니다.
자연의 본질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그의 작업들은 마음 한구석이 따스해지는 평온함을 안겨줍니다.
이강화의 이미지에서 발견되는 자연과 공생하는 생태학적 태도는 관람객에게 깊은 내면의 울림을 선사하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본 전시를 통해 공기, 바람, 물, 풀 등 인간을 둘러싼 자연과 교감하고, 자연이 지닌 생명력을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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