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아트스페이스 'Rosy Walk 장미 산책'展에서 작가 유재연은 밤의 사유들로부터 출발한 일상과 환상이 병존하는 풍경, 그리고 그 속에 등장하는 인물이 겪는 크고 작은 사건들, 그리고 그 사건들로부터 출발한 개인의 상상과 사유를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유재연 작가는 영국 왕립예술학교 (Royal College of Art)에서 회화 석사를 마치고 현재,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언제나 홀로 고립되어 있는 것 같이 보여도 누구도 의식하지 않은 채 자유로이 걷는 나의 회화의 피사체들이 거쳐 간 곳 들이다.'_유재연 작가노트 中
작가는 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밤’의 시간을 그리며, 고립과 자유의 상태를 동시에 표현합니다. 접혔다 펴지는 꽃들의 소리로 가득 차는 밤의 정원, 기억의 향수를 품은 어느 밤의 해변가, 혼자 걷는 이를 가만히 응시하는 동물들이 살고 있을 듯한 숲 속 덤불, 장미로 덮인 동굴이 주로 보라색과 푸른 빛을 담은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로 그려집니다. 이는 바라보는 이의 개인의 상상과 사유로 확장되며, 그 사적인 기억, 환상에 의해 생성되는 미묘한 감정들을 느끼게 합니다.
유재연은 홀연히 나타났다 이내 사라지는 ‘밤’이라는 시간과 장소에 집중하면서, 일상과 환상이 공존하는 풍경을 회화 화면에 구축해냅니다. 유년시절의 경험과 기억을 애틋하게 시각화하고 한 켠엔 불안한 상황 혹은 불분명한 대상을 등장시킨 작품은 세계의 양가적인 측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사적인 기억이자 동시에 환상에 의해 생성되는 미묘한 감정들로부터 사회와 개인, 과거와 현재, 현상과 실재, 공포와 꿈, 내면과 외부, 존재와 인식 등과 같은 이중적인 세계에 따르는 '간극'을 드러냅니다.
이번 'Rosy Walk 장미 산책'展에 전시 된 10점의 회화는 장미 동굴로 향하는 여정에서 만나는 장소들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보는 작업입니다. 신비주의, 꿈, 개인의 욕구나 실존적 불안 같은 것들에 대한 시각적 은유들을 품고 있는 작품을 통해 각자가 떠올리는 밤이라는 장소와 그에 대한 기억, 스스로 고립될 수 있는 자유, 삶 속의 우연한 마주침을 환기하는 경험이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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