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는 미술과 귀에 들리는 음악, 즉 시각 예술과 청각 예술은 인류 예술문화의 두 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예술가들은 시각과 청각을 함께 담을 수 없다는 매체의 한계를 넘어 풍경이 그려지는 듯한 노래, 바람 소리가 들려오는 듯한 그림을 만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대전신세계갤러리는 2023년 첫 번째 전시로 《보이는 소리》를 개최합니다. 권혁규, 신성철, 양민하, 오경성, 이다희 5명의 작가와 함께하는 《보이는 소리》는 시각과 청각이라는 감각의 경계를 넘어서는 감동을 여러분께 선사합니다.
소리를 시각화하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오경성 작가의 사진 작업은 소리의 본질이 ‘진동’이라는 점을 사진에 담았습니다. 음악소리에 맞춰 흔들리는 꽃의 모습을 촬영하고, 바흐, 슈베르트, 파가니니 등 유명 작곡가의 곡명을 제목으로 삼은 작품들은 진동의 원인이 된 음악을 떠오르게 합니다. 음악의 아버지라 불리는 바흐의 곡들은 이다희 작가의 작품을 탄생시킨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서양음악의 정석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바흐의 음악은 많은 지휘자와 연주자에 의해 다채롭게 변주되어왔습니다. 이다희 작가는 자신만의 시각화 규칙을 통해 바흐의 음악을 추상회화처럼 보이기도 하고, 악보처럼 보이기도 하는 회화로 변주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습니다.
미디어아트에서는 시각과 청각의 결합이 더욱 자주 일어납니다. 알고리듬을 이용하면 시각과 청각의 상호작용 과정을 보다 직관적이고 명료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살아 움직이는 물고기의 움직임을 소리로 바꾸고, 다시 그 소리에 맞춰 영상을 만들어내는 권혁규 작가의 작품처럼 말입니다. 시각과 청각의 융합은 작품과 관람객이 상호작용하는 인터랙티브 아트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신성철 작가의 작품에 놓인 피아노를 연주하면 소리와 함께 건반에 연결된 조명이 발하는 빛이 전시장을 채우며, 관람객이 만들어낸 소리를 보여줍니다. 명상적 음악이 흘러나오는 양민하 작가의 작업 역시 감상자와 함께 변화합니다. 스피커를 중심으로 음파가 퍼져나가듯 동심원을 그리는 영상 앞에 선 사람은 자신의 동작이 영상을 움직인다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작품의 일부가 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대전신세계 Art&Science에 자리한 대전신세계갤러리는 그 이름처럼 과학과 예술이 만나 만들어내는 놀라운 결과물들을 많은 분께 선보이고자 합니다. 또한 전시장을 찾은 이들에게 예술만이 줄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을 함께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서예와 회화의 전통에서부터 동작감지 센서와 LED 조명까지 한자리에 모인 《보이는 소리》에서 아름다움을 보고 듣는 특별한 시간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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