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마른 나뭇가지와 언 땅을 비집고 초록빛 새싹들이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계절, 코 끝을 스치는 흙 내음은 어김 없이 찾아온 봄의 시작을 알립니다. 대전신세계갤러리는 봄을 맞이하여 꽃을 주제로 한 기획전 <꽃 피었습니다>를 개최합니다.
꽃은 싱그러운 봄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일상 속 기쁨과 슬픔의 순간을 함께하며 축복과 위안을 주는 친근한 존재입니다. 꽃은 인류가 탄생하기 훨씬 이전부터 지구 곳곳에서 번성하였고 오늘날에는 수십만 종을 만날 수 있습니다. 꽃의 모양과 빛깔 그리고 향기는 벌과 나비뿐만 아니라 인간도 매혹해왔습니다.
비교 대상을 찾기 힘든 화려한 자태는 꽃을 소중한 사람을 위한 대표 선물로 자리 잡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서고금 수많은 예술 작품의 주제이자 소재가 되었습니다. 행복과 안락을 상징하는 꽃을 새와 함께 그려 넣은 동아시아의 ‘화조도’가 꽃의 화려함과 생명력을 보여준다면, 17세기 네덜란드에서 등장한 ‘바니타스(Vanitas)[1]’ 정물화는 활짝 피어나지만 이내 져버리고 마는 꽃의 탄생과 죽음의 숙명을 짊어진 인간의 삶에 비유하며 아름다움 속에 깃든 처연함을 표현하였습니다.
이처럼 꽃을 담은 예술 작품은 시대와 문화에 따른 차이는 물론, 작가의 시선과 사유에 따라 다채롭게 변화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왔습니다. <꽃 피었습니다>전에 참여한 아홉 작가 가국현, 김민주, 김지원, 소윤아, 장준석, 정우범, 진민욱, 차규선, 홍지윤은 각기 다른 매체와 기법으로 피워낸 특별한 꽃들로 여러분을 맞이합니다. 따뜻한 봄기운과 더불어 작품에 스며든 작가들의 온기를 함께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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