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시는 풍경을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는 네 작가에 대한 접근입니다. 풍경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다른 표현성을 갖는다는 것은 경험과 해석에 의해 재인식 된 분명한 의미체가 존재하는 것이며, 작가는 매개자가 되어 자기만의 독특한 방식으로 그 편린들을 꿰어 맞춰 나갑니다.
권두현과 장재민은 현실과 기억의 간극을 넘나들며 관념적인 심상의 풍경을 그립니다. 권두현은 그동안 사진과 회화를 통해 작가 고유의 감정과 그 차이를 찾는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하늘과 구름, 그리고 바다는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억을 더듬어 내어 상상으로만 그려낸 추상입니다. 장재민의 풍경은 단순한 기억이라기 보다도 내러티브에 더 가깝게 보입니다. 무거운 색감에서 느껴지는 전반적인 분위기, 외져있는 장소적 배경에 묻어있는 적막하고 고요한 대기, 이들을 표현해 내는 다소 거칠 운필과 넓은 면적의 채색 방식까지 여러 요소들은 다양한 표현들에 의해 보다 많은 사건과 스토리들로 짜맞춰져 반응하는 응집소처럼 보입니다.
김성호와 신경철은 특유의 이분법적 방식으로 대상을 해석하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기억과 경험의 순간을 불러오기 보다는 빛과 선과 같은 명확한 표현 요소를 사용하여 자신들의 풍경을 그려냅니다. 김성호는 새벽이라는 시간적 특성을 배경으로 빛과 어둠의 경계를 찾습니다. 신경철은 사물을 이분법으로 인식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나뉘어진 면을 따라 단색을 배치하고 펜으로 경계를 구분 짓습니다. 반복의 단순함과 차이에 의한 이질감을 통해 오히려 기억과 경험의 이미지가 아니라 실재와 그 이면 사이의 경계를 표현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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