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가 지역의 신진작가들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한 멘토링전이 벌써 6회째를 맞는다. 이 전시는 각 젊은 작가들에게 작품 제작지원비는 물론 운송, 설치, 연출 등 전시에 드는 비용 일체를 신세계가 부담하고, 더 나아가 예술계에서 이미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 및 전시기획자, 비평가를 1:1 매칭시켜 그들의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여 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되도록 기획된 부산 경남 지역에는 몇 없는 예술가 육성 프로그램이다.
멘토링전은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진행된다. 우선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미술전문가를 찾아 멘토로 섭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멘토로 선정된 전문가들은 사전조사를 통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젊고 유망한 젊은 작가들을 조사하고 이를 바탕으로 회의를 통해 전시에 참여할 작가들을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작가들은 이후 멘토들과 1:1 멘토링에 들어간다. ‘멘토링’이란 다소 거창한 이름을 달고 있지만 각 팀이 하는 것은 수많은 대화이다. 어떤 팀은 작품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이제까지의 작품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기도 하지만 다른 어떤 팀은 작품이 아닌 작가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모두 이제 막 사회, 즉 예술계에 첫발을 내딛는 작가에게 절실히 필요한 것들이다.
이번 전시에는 2014 부산비엔날레 총감독 선정 사태에 ‘항의 퍼포먼스’로 알려진 김수정과 대안공간반디(부산) 큐레이터로 활동하다 서울로 올라 가 미술전문지 기자 등을 거쳐 현재는 아마도예술공간(용산)에서 기획자로 활동하고 있는 신양희 큐레이터가 한 팀을 이뤘다. 이 둘은 이번 전시를 위해 새로 제작한 애니메이션 작품 <사랑의 형태>를 두고 이전 작품과의 다른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앞으로 나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에 반해 또 다른 팀인 서혜순, 김해주는 보다 서혜순 작가가 데뷔한 이래 이제껏 지속해오고 있는 사운드아트를 소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서혜순은 1980년생으로 신진작가라고 하기엔 나이가 있지만, 유학에서 돌아온 지 3년밖에 되지 않아 한국에는 아직 소개가 덜 된 작가이다. 김해주는 서혜순과 같은 나이로 여러 미술관 및 비엔날레에서 경력을 쌓고 현재는 아트선재센터(서울) 부관장으로 취임한 큐레이터이다. 이 팀은 사운드아트라는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관람객들에게 사운드아트가 무엇인지 그리고 사운드아트 맥락에서 서혜순 작가가 차지하는 위치는 무엇인지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학부를 마치고 대안공간 등에서 활동을 한 이영현과 부산을 기반으로 전국의 주요전시들에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는 심점환이 한 팀을 이루었다. 이영현과 심점환은 작가로 활동하기 위해 부업으로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하고 있는 이영현의 현재 상황에 주목하며 예술계의 문제와 작가의 삶, 더 나아가 작가란 무엇인지, 작가가 세상을 살아가며 지녀야 할 태도가 무엇인지 서로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매년 그랬지만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역시 새로운 조형언어를 개척해나가려는 의지와 이들이 발 딛고 살아가는 세상을 작품에 적극적으로 담아내려는 태도를 가진 작가들이다. 전시를 감상하면서 젊은 작가들의 가득 찬 에너지를 느끼고, 더 나아가 부산 경남 지역 미술의 미래와 가능성도 점쳐보는 시간을 갖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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