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제13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최은경 작가의 초대전이 9월 11일(화)부터 24일(월)까지 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이번 초대전은 최은경 작가의 여섯 번째 개인전으로 [서쪽의 초행길] 이라는 주제로 최은경의 흐릿한 풍경의 감수성을 보여주는 회화 작품 32여 점이 선보입니다.
최은경 작가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일상의 사물들인 거울, 창문, 문, 수챗구멍, 화장실 변기, 불꺼진 난로 등이 담긴 건조된 일상의 소소한 실내풍경을 빛 바랜 색채의 감각으로 담아왔습니다. 그는 바깥풍경을 암시하는 작업을 간헐적으로 해오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쌍문동 지역의 골목길과 모퉁이, 그리고 최근에는 관청리 풍경을 작업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일 최은경의 근작은 자신의 기억의 흔적을 더듬는 여행의 풍경과 아버지의 삶의 터전인 관청리(전북 정읍시 고부면) 풍경을 이야기합니다. 최은경의 가공되거나 다듬어지지 않은 풍경의 모습은 메말라있고, 비어있어 건조하며 이내 사라질 듯 희미합니다. 또한 무엇보다 평면적으로 서술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실재의 시공간적인 특징보다는 사적기억으로 가득찬 장소에 대한 작가의 심리공간으로의 풍경의 모습이 특징적입니다. 또한 최은경은 특유의 마른 붓질로 풍경을 아련하고 흐릿하게 겹겹히 쌓아 장소에 대한 응축된 시간과 공간, 그리고 기억의 편린들을 극화시킵니다. 그래서 최은경의 풍경은 장소에 대한 개인적인 역사를 지닌 사람들이 내월에 아니면 더 한참의 시간이 흐른 후에 우연히 그 장소를 보게 되었을 때 잊고 지냈던 자신의 과거나 내력들을 되짚어보는 감정을 되살려내서 이를 공간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에 가깝다고 이야기 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한정된 대상을 절제된 프레임과 색상으로 재현한 최은경의 풍경은 작가 내면의 풍경이라고만 하기에는 익숙하면서도 낯설은 우리 저변의 모습과 일상의 사물들이 그림에 들추어져 있어 보는 이들 각 개인의 해석을 덧붙여 나가는 서사적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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