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신세계갤러리는 소중한 우리의 전통과 문화를 예술혼으로 계승해 오고 있는 명장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조명하는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경상북도 양산에서 『신정희요』를 이어오고 있는 신한균 사기장의 달항아리를 비롯한 도자의 정수(精髓)를 선보이게 됩니다.
우리의 도자는 선조들의 미감과 의식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것은 곧 아름다움이란 꾸밈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 품고 있는 자태와 어울릴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며, 내가 만들고 싶어도 의도하고 원하는 대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연의 일부가 장인의 손길을 거쳐 화기를 더하고 식히는 조화를 통해 환원된 생(生)의 소산(所産)이라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잡기도 아니며 우연도 아닌 무위적 아름다움과 자연미의 결과라고 이야기하는 신한균의 생각과 접하다 보면 그 맥이 상통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신한균 사기장은 조선시대 이후 명맥이 끊긴 황도사발(黃陶沙鉢)을 1968년에 재현하는 데 성공한 우리나라 도예계의 거장이자 전통 조선사발 재현의 선구자인 故신정희(1930-2007) 선생의 장남으로, 선대의 기술을 이어 30여 년 넘게 사발과 도자기를 만들어 내며, 빚기에 그치지 않고 부단한 연구를 통해 함경 회령 도자기의 재현과 여러 저술들을 결과물로 쌓아내는 등 독보적인 행보를 보여 왔습니다.
이번 전시는 특히 그동안 충실히 매진하여 제작된 달항아리에 주안(主眼)을 두고 준비를 해 왔습니다. 유려한 선과 특유의 영롱한 공기 방울이 서리어 비치는 달항아리를 비롯해, 단아함 속에서 자연스러움과 우연의 발색이 신비로운 동유달항아리 그리고 투박함 속에 소박한 정감이 배어 있어 보이는 회령달항아리까지.
그동안의 애정과 집념으로 이루어 온 소중한 신한균 사기장의 작품들을 통해서 우리의 전통과 기품이 깃든 명품의 기운을 느껴보시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신세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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