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회화를 생각할 때 쉽게 떠올리는 장르 중 하나인 풍경화는 그리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장르는 아니다. 풍경은 항상 신화나 성서 속 이야기를 묘사할 때 그 배경으로 쓰이는 정도였으며, 또는 인물을 그릴 때 배경에 나오는 정도가 전부였기 때문이다. 이런 풍경이 오롯이 그 자체로 회화의 주제가 된 것은 바로크시대에 이르러서이다. 당시 화가들은 성서화나 역사화, 인물화, 정물화 둥을 주로 그렸지만, 간간히 풍경만을 주제로도 하여 그림도 그려냈다. 이런 풍경화가 본격적으로 그려지기 시작한 건 근대에 이르러서이다. 빛의 변화에 따라 사물과 자연의 색이 변한다는 걸 포착한 인상파 화가들은 밖으로 나가 풍경을 그리며 빛의 미묘한 변화를 화면에 담아 보여주었으며, 그 후 후기 인상파를 비롯 야수파, 청기사파, 표현주의 등은 시대의 예리한 감각들을 풍경에 빗대어 표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회화의 주요 장르로 정착한 풍경화는 한 두 세기가 지난 지금도 많은 작가들의 관심을 받으며 제작되고 있다. 하지만 시대에 따라 풍경이 의미하는 바가 다르듯이, 같은 풍경을 그린다고 이전 세대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그려진 것은 아니다. 동시대 작가들에게 풍경을 그린다는 것은 무엇일까?
2019년 새해를 맞아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가 선보이는 《Beyond the New Landscape》는 동시대에 풍경을 화면에 담는 젊은 작가들을 초대해 지금 풍경화란 무엇인지, 풍경을 통해 작가들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살펴보고자 하는 전시이다. 전시에 참여한 각 작가들은 모두 풍경을 화면에 담아낸다. 하지만 그렇다고 작가가 바라 본 세상의 풍경 그 자체를 오롯이 캔버스에 옮기는 것은 아닌데, 누군가는 속히 이발소 그림이라 불리는 다소 촌스러운 그림을 차용해 풍경을 그리기도 하며, 누군가는 세상에 없는 유토피아를 담아내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유토피아와 현실 사이를 그리기도 한다. 풍경이지만 우리 세상에 존재하는 풍경은 아닌 것이다. 작가들은 모두 이렇듯 풍경을 통해 저 너머를 제시하고 꿈꾸는 새로운 세상을 제시한다. 작가들이 그려내는 새로운 풍경들을 감상하며, 저 너머를 꿈꾸는 새해를 맞이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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