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구상조각과 설치작품의 경계를 오가며 다양한 작품활동을 하는 정춘표 작가의 개인전 <美夢(미몽)>을 개최합니다. 고향의 향수를 아름다운 여인의 조각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사과와 새’를 소재로 한 새로운 설치작품을 선보입니다. 풍요와 사랑을 상징하는 사과를 통해 작가는 아름다움을 꿈꾸는 마음을 서정적이고 맑은 감성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나의 작업은 생활 속에서 경험한 것들을 담는 과정’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녀는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소재를 흙으로 빚어 왔습니다. 의도적으로 무거운 주제를 선택하거나 동시대 미술의 흐름에 맞춰 실험적이거나 개념적인 조형언어를 선택하기보다 자신만의 예술언어를 찾기 위해 꾸준한 작품활동을 통해 노력했습니다. 작가의 그런 끊임없는 노고와 열정은 브론즈와 대리석 같이 다루기 쉽지 않은 재료를 각각의 특성에 맞게 자유자재로 표현해 내는 결과물(작품)에서 볼 수 있습니다. 대학시절부터 인체 연구를 통해 풍만한 여인의 선이 지닌 아름다움을 표현하고, 여인의 내면에 담긴 심상을 담아냈습니다. 편안한 표정을 하고 있는 여인상 시리즈에서 바쁜 일상 속에서의 여유, 넉넉한 마음을 느낄 수 있듯이 작가의 작품은 풍요롭고 평화롭습니다. 작가의 다양한 시리즈 속에 항상 등장하는 한 마리의 새는 작가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 즉 훨훨 날고자 하는 자유에 대한 그리움 또는 작가가 유년시절을 보낸 화순의 자연, 즉 마음 속 고향에 대한 향수를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서정적인 정춘표의 조각은 이처럼 따스한 사랑과 고향의 향기를 떠오르게 하고, 일상에 대한 그리움을 일깨워 줍니다.
예술가의 작품은 현실로부터 분리될 수 없기에 그것이 곧 작가의 삶의 이야기가 됩니다. ‘조각은 나 자신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나의 일부’라는 작가는 아름다움과 희망의 메세지를 전달하고자 예술가의 삶 속에서 끊임없이 고뇌와 번민을 반복하며 작품을 만듭니다. 꽃이 진 뒤에야 나무에 달콤한 열매가 열리듯, 작가의 고뇌와 번민의 시간이 끝난 뒤, 작품으로 다시 태어난 사랑의 열매 사과가 전시장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가족과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는 북어 시리즈에 이은 그녀의 두 번째 설치작품 사과 시리즈를 선보이는 이번 전시가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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