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갤러리에서는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전시 <토이 스토리: This is NOT a TOY>展을 개최합니다. 주로 어린이들이 가지고 놀면서 즐기는 물건을 말하는 ‘장난감’은 키덜트(Kidult) 문화의 확산과 함께 그 놀이문화의 범위가 확장되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평면 회화, 사진에서부터 업사이클링한 정크 아트(junk art)와 움직이는 키네틱 아트(kinetic art), 그리고 작가들이 손수 제작한 아트 토이(art toy)까지 장난감을 주제로 한 각양각색의 작품들로 구성되었습니다.
‘장난감' 또는 그와 관련된 이미지를 소재로 작품 속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들의 표현 방식은 그 안에 담겨 있는 메시지만큼 다채롭습니다. 분홍색을 특히 좋아하는 여자아이와 파란색을 선호하는 남자아이를 그들이 소유한 물건들과 함께 촬영한 윤정미의 사진 ‘핑크 & 블루 프로젝트’ 시리즈는 아이의 성별에 따른 문화적 선호와 취향의 차이 그리고 그 변화를 보여줍니다. 작가의 가족을 움직이는 기계로 만드는 왕지원은 첨단기술에 의해 발전하는 현대사회와 함께 변화하는 미래의 인간상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어린 아들의 순수하고 천진난만한 모습 속에 역설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세밀한 스크래칭으로 동물 인형을 회화와 입체로 표현한 이사라의 작품에서 우리는 일상에서 잊혀진 따스한 동심의 세계를 떠올리며 사랑과 희망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습니다. 폐전자제품, 버려진 장난감을 재활용하여 로봇 작품으로 업사클링한 포리(Fori Sim)는 버려진 생활 쓰레기를 작품으로 재탄생 시켜 자칫 어렵게 느낄 수 있는 환경문제를 환기시키며 친근하게 다가옵니다.
순수회화를 전공한 이지수는 어른들에게 그럴듯한 성숙함을 강요하는 현대사회의 한 단면을 가면을 쓴 캐릭터를 통해 표현합니다. 구체관절 인형인 ‘유조’는 어른이지만 어린아이의 겉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유조’는 이분법적 잣대로 사람을 판단하는 세상과 싸우기 위해 반항적인 모습을 하고 있지만 가면 뒤 불안한 표정은 숨길 수 없습니다. 아트 토이를 만드는 작가들은 이처럼 작가가 처한 현실, 즉 현대사회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캐릭터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안광노와 이현희는 ‘인어아재’, ‘꼭두각시’, ‘부다캣’ 등의 유머러스한 캐릭터들 역시 작가가 인식한 사회현상을 키덜트적 해석으로 현대인들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알록달록 발랄한 색상의 천진난만한 웃음 가득한 홍석민의 캐릭터는 실존적 불안을 극복하고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또 다른 세계, 즉 작가만의 우주(universe)를 만들어 삶에 가치를 두고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이번 전시에서는 스트리트 아티스트로 시작해 현대미술가의 정체성을 획득한 팝아티스트 커즈(KAWS)의 개성 넘치는 캐릭터 작품과 플랫폼 토이(platform toy)의 대명사이자 장난감이 아닌 장난감(Not Toy)으로 대중적인 인기를 받고 있는 베어브릭(Be@rbrick)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트 토이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장난감과 크게 다를 것 없지만 일반적인 장난감과 달리 문화와 예술이 접목되어 저마다의 또 다른 가치를 지니고 있습니다. 예술과 놀이의 경계가 모호해지며 다양해진 현대인들의 놀이문화만큼 ‘장난감’이 갖는 의미 역시 확장된 것입니다. 장난감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장난감이 되는 이러한 사회현상 속에서 이번 전시는 어른들에게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어린 시절의 감성을 반추하고, 어린이들에게는 장난감의 의미를 확장하고 세상에 한 걸음 나아갈 수 있는 우리 가족 모두에게 의미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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