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적 의미로 일상이란 ‘매일 반복되는 생활’을 뜻한다. 그렇기에 일상은 당연하다고 생각해 그냥 스쳐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어떤 것이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가 가져온 삶의 변화로 과거에 별것 아니었던 평범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가 회자되고 있다. 당연하다고 여겼던 많은 일들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는 이처럼 평범하지만 소중한 우리의 일상을 화면에 담아내는 여섯 명의 작가를 초청해 <소소하지만, 소중한>전을 개최한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 모두 우리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평범한 일들에서 모티브를 얻어 작품을 제작한다.
대다수의 작가들은 자신이 경험한 삶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에서 작품을 시작한다. 그렇기에 지금 우리가 소중하다고 느끼는 평범한 일상들이 몇몇 작가들에게는 이미 특별한 순간들로 기록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경우가 그렇다. 각 작가는 모두 우리 삶 속의 작은 일들 하나하나를 사건으로 포착해 작품을 제작한다. 전시에 출품된 이광기 작가의 <개미나 사람이나>(2019)처럼 장을 보기 위해 마트에 주차하는 아주 평범한 일상도 작가에게는 작품의 소재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작가들이 일상을 작품에 다룬다고 해서, 모두 같은 지향점을 가진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미묘한 감정들을 화면을 통해 보여주고자 한다면(박정원, 정유미), 또 다른 누군가는 일상을 그려내면서도 그 너머의 모호한 세계를 재현하고자 한다(이진이). 그리고 그냥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상의 소중함을 그 자체로 보여주고자 하는 작가도 있는 반면(조장은), 어떤 작가는 일상에서 삶의 모순과 부조리를 발견하고 그것을 풍자하고 비꼬면서 바꾸어나가고자 한다(백인태, 이광기).
이렇게 서로 다른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 한데 모일 수 있는 이유는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져 어떤 주제로 인지되기 어려웠던 '일상'이 이제는 특별한 것이 되었기 때문이다. 전시에서 보여지는 평범한 일상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나눈다든가, 연인과 함께 산책을 거닌다든가, 사람 많은 목욕탕 탈의실에서 치장하는 것 모두 이제는 우리가 쉽게 볼 수 없는 모습들이다. 이번 전시에 묘사된 다양한 일상들을 감상하며 과거에는 소소해서 몰랐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을 떠올려보는 시간을 갖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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