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백화점 본관 아트월 갤러리 에서는 자연을 테마로 계절과 삶(인생)의 다양한 변화를 보여주는 중진작가 3인의 그룹전 “GREEN GREEN GRASS”를 개최합니다.
회화(류장복)/한국화(이현호)/사진(김용훈)이라는 전혀 다른 매체에 담긴 자연을 통해 생명에 대한 깊이 있는 사색과 시각적인 즐거움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화폭 앞에서 나는 감각을 기억하거나 기억을 감각한다. 응시의 눈으로 압축된 이미지는 유화로 옮겨지는 과정을 통해 관조의 눈으로 증폭된다”_류장복
그림에 담긴 메세지를 글과 함께 표현하는 류장복 작가의 작품은 특별한 일 없는, 어찌 보면 단조로운 일상에 대한 섬세한 기록인 동시에 작가 내면의 감정변화를 담아낸 사유의 결과물입니다.
30년 넘는 시간동안, 철암, 성미산, 한남동 등 다양한 장소의 풍경을 그려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울 근교 작업실 근처를 배경으로 한 풍경 총 18점을 선보입니다.
푸른 잔디밭 위의 두 연인(오후), 주름진 피아니스트의 서글픈 음악이 들릴 듯한 가을풍경(초가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너가, 현실에서 다시 만날 수 없지만 그림 한 켠에 영원히 남겨진 건강했던 모습의 반려견(여름동안) 등 초록의 자연을 배경으로 매 순간 다양한 표정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일상적인 생활반경 안에 있는, 찾아 나서지 않아도 마주하게 되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공간에 대한 이야기를 보여준다"_이현호
이현호의 작업은 우리 일상의 도심 한 가운에, 혹은 한적한 근교에서 볼 수 있는 건물이나 하천을 배경으로 한 나무를 그립니다. 유명관광지나 명소의 자연이 아닌, 우리 주변에 흔히 존재하는 나무들로, 일반적으로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은 존재입니다. 그러나 화면 가득 클로즈업된 그의 작품속에서의 나무와 숲은 도심의 구성요소가 아닌, 주인공으로 자리하고 있으며, 한지에 수용성 안료의 반복/중첩된 붓질로 완성된, 깊이 있는 색감은, 한 자리에서 계절의 변화를 오롯이 감내하고 겪어내야 만 하는 인고의 시간을 보여줍니다.
"나의 정물사진은 지나간 시간의 추억을 담아낸다.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져 가고 있는 사물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내용적으로는 잊혀져가는 정물을 통해 정(精)물사진을 찍었다."_김용훈
정교하고 세련된 색감의 다양한 변주를 통해, 연출된 정물(사물, 꽃)사진을 작업하는 김용훈 작가는 이번 전시에도 일정기간 피었다가 지고마는, 한시적인 아름다움의 결정체, 꽃의 아름다운 순간의 영원성을 담고 있는 ‘고색창연’ 시리즈를 선보입니다.
전시에 참여한 세 작가 모두 요란하고 화려한 변화와 트랜드에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자신의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작업을 위해 쏟은 오랜 시간과 그로 인한 신뢰를 보여줍니다.
공간 곳곳에 설치된 초록의 풍경과 정물작업을 통해, 도심 한 가운데의 쇼핑센터라는 지극히 상업적인 공간 속에 자연스레 녹아 든, 시각적인 휴식처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가상소설에서나 존재할 줄 알았던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세계'의 혼란을 직접 경험해보니, 인간은 대자연의 흐름에 적절히 순응해야 함을 느낍니다. 또한 봄/여름/가을/겨울이라는 자연의 순환을 여러해 지내고 보니, 우리의 삶도 봄(유년)/여름(청년)/가을(중년)/겨울(노년)의 흐름과 유사함을 발견합니다. 당신의 삶은 지금 어느 계절을 지나고 계신가요? 어느 계절에 서 있던, 초록빛 싱그러운 녹음 가득한 날의 설레임 잃지 마시길, 저희 신세계갤러리의 전시와 함께 기원합니다.
"GREEN GREEN GRASS"
신세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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