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미술제는 지역의 젊은 작가들을 발굴·지원하여 지역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1996년부터 개최해 온 공모전입니다. 미술제 수상작가들에게는 개인전의 기회를 통해 작품활동을 지원하고, 그들의 작품세계를 미술계에 알리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2019년 제20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신진작가상을 수상한 윤준영 작가의 초대 개인전입니다.
작가는 사회를 살아가며 느끼는 감정을 먹과 콩테로 구성된 무채색의 화폭에 풀어냅니다. 예측 불가능한 사회에 대한 불안감, 복잡한 사회체계 앞에서의 무력감, 사회적 유대의 상실감 등의 비가시적인 사유를 공간 안에 가시화하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더 나아가 최근에는 검은 파도가 넘실거리는 바다, 우거진 수풀, 거대한 달과 같은 자연물이 그의 작품에서 돋보입니다. 통제할 수 없고, 그 안에 속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예측 불가능한 자연에서 느낄 수 있는 두려움과 위압감은 사회 내에서 한 개인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작가는 부단히 사회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오는 감정과 사유를 작품으로 서술합니다.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이는 <보이지 않는 눈과 응집된 것>, <believer>연작 또한 어두운 색으로 인해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를 풍기지만, 그 내면엔 긍정적인 감정들이 담겨 있습니다. 살아가며 체득되는 경험과 감정들이 우리들의 내면에 축적되어 성숙해지고, 불안함 속에서도 일말의 기대와 믿음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지난 미술제 심사평에서 윤준영 작가의 작업은 “인간이 부재한 풍경을 통해 인간의 고독과 불안을 암시하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며, “그리 길지 않은 연력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뚜렷한 양식을 일구었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았습니다. 작가가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방법을 통해 본인 스스로 자기 삶을 살아가는 태도를 선보이는 것처럼, 이번 전시를 통해 우리가 속한 사회와 내면의 감정에 대해 반추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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