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별천지를 일컬어 우리는 흔히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 표현합니다. ‘무릉도원’은 복숭아나무가 있는 언덕이라는 뜻을 가진 고사 성어로 중국 문학사를 거슬러 올라가, 도연명이 지은 ‘도화원기’에서 비롯되었는데요. 무릉에 사는 한 어부가 고기를 잡던 계곡의 꽃잎을 따라가 발견한 동굴 속에서 만개한 복숭아꽃과 언덕들 사이로 아름답고 풍요로운 마을과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전쟁을 피해 숨어들어 속세와 동떨어진 행복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뒤 다시 찾으려 하였으나 두 번 다시 찾을 수 없었던 그 곳이 바로 ‘무릉도원’의 유래가 되었습니다.
서양에서는 이러한 이상향을 가리키는 ‘유토피아(utopia)’라는 단어가 사용되듯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은 누구나 현실에는 실재하지 않으며 닿을 수 없기에 더욱 완벽한 각자의 무릉도원과 유토피아를 그리고 꿈꾸며 살아갑니다.
대전신세계갤러리는 미술 작품을 통해 이러한 아름다운 별천지, 이상향을 상상하고 사유할 수 있는 전시 <아트도원 Art桃源>을 개최합니다. 우리는 구본석, 김신혜 작가가 실재와 허상의 경계에서 만들어낸 새로운 도시와 산수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기도 하고, 각각의 이야기가 담긴 남경민 작가의 작품 속 방들에서 상상과 환영의 세계를 경험해 볼 수도 있습니다. 박상화 작가의 신비로움으로 가득한 가상의 자연 속을 거닐며 경이로운 자연과 하나가 되어보고, 솜으로 구현한 노동식 작가의 환상 속 산수 유람과 무의식 너머 기억의 파편들을 비추어보는 이용제 작가의 비눗방울로 우리는 동심 속 향수에 한껏 취해보기도 합니다.
현실 너머의 도원경이 담긴 다채로운 작품 세계가 펼쳐지는 <아트도원>은 사유와 사색이 있는 특별한 무릉도원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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