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신세계미술제는 지역미술 활성화와 유망작가 발굴이라는 기본 취지 하에 실질적인 작가지원이 되도록 운영되고 있습니다.
미술제에서 최종 수상한 작가들에게는 다양한 특전이 진행되는데, 특히 초대전을 통해 작가들의 작품 활동을 독려하며 널리 알리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허수영은 지난 2012년 제14회 광주신세계미술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가로 수상 당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담아가는 방법론의 참신함, 이미지를 조합해나가는 집약된 페인팅에서 살펴 볼 수 있는 작가적 근성 등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번 초대전에는 지난 2008년부터 제작해 온 ‘한 권의 책, 한 점의 그림’ 시리즈 작품이 전시됩니다. 전시 제목인 [3852pages, 5725images]는 작품 제작에 사용된 책의 페이지 수와 그 속에 담겼던 이미지의 수를 의미합니다. 수집해 온 사진집이 작품의 소재가 되는데, 책 속에 담긴 이미지들은 화면 안에 빼곡히 채워집니다. 이 과정은 수행의 과정으로도 보이고, 한편으로는 주어진 이미지들을 편집하며 자신만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지로 비춰집니다. 이미 누군가의 시각으로 만들어지고 정리된 이미지를 다시 차용하는 과정을 거치며, 우리의 삶과는 더욱 유리된 풍경이 됩니다.
빈틈없이 빼곡히 채워져 있지만 진공의 상태로 보이기도 하고, 연속된 화면이 파노라마로 펼쳐진 화면에는 손에 잡히지 않은 대기가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나하나의 이미지는 리얼리티이지만, 전체 화면과 그 속에 흐르는 기운은 페이크로 그 안에서 팽팽한 긴장감이 감돕니다. 젊은 작가의 참신함과 열정을 느껴볼 수 있는 독특한 회화의 세계로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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