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센텀시티점에서는 ‘붉은 산수’로 유명한 이세현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합니다.
이세현 작가는 어린 시절을 부산에서 보내고, 부산공예고등학교와 홍익대학교/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영국 첼시아트컬리지(Chelsea Art College)에서 유학하였습니다(2004-2006). 유학시절 ‘가장 나다운 것’의 표현이 무엇일까라는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 ‘붉은 산수’로, 이는 전통적인 한국의 산수화와 서양의 원근법이 결합된 조선후기 실경산수화의 현대 버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붉은 산수’의 붉은색은 작가의 군대생활 경험에서 기인합니다. 군대 생활 중 야간투시경으로 바라본 비무장지대의(DMZ) 풍경은, 신비하고 아름답지만, 현실적으로는 적의 침입에 대비해 늘 긴장하고 경계해야 하는 이중성을 지닌 곳입니다. 그의 뇌리에 강렬히 각인된 그 경험은 오롯이 붉은색으로만 완성된 사실적이면서 초현실적인 풍경으로 완성 되었고, 이는 작가 이세현을 대표하는 이미지가 되었습니다. 2009년 이후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작가는 우리가 살아가는 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 혹은 이야기에 대한 느낌을 ‘붉은 풍경’으로 그려냅니다. 멀리서 보면 평화로운 산수 풍경 이지만 화면 구석구석 쓰러져가는 건물과 군 초소, 포탄의 흔적을 통해, 작가는 인간의 삶에 내재한 아픔도 함께 이야기 합니다.
이세현은 영국 미술시장에서 먼저 알려지고, 2007년 이후에는 국내미술시장에도 소개되어 국내외 주요미술관/갤러리의 전시에 참여하며 활발히 활동 중인 대표적인 중견작가 입니다. 스위스의 저명한 컬렉터 울리 지그(Uli Gigg)도 그의 작품을 다수 소장하고 있으며,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뱅크 오브 아메리카의 본사, 올 비주얼 아트, 제임스 유 컬렉션 등 세계 곳곳에 그의 작품은 소장되어 있습니다. 2015년에는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 페라가모와 협업해 ‘붉은 산수’로 이루어진 스카프와 머플러(Ferragamo Silk Project)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지금까지 작가의 작업세계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작품 32점과 다수의 드로잉으로 구성된, 개인전으로 작가의 성장기/유년시절을 보낸 부산에서 최초로 개최되는 전시라 더욱 의미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성장한 지역성과 국제미술의 현대적인 감각을 함께 겸비하고 있는 이세현 작가의 작품세계를 심도 깊게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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